[더구루=김예지 기자] 한화솔루션이 중국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에너지 밸류체인' 구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때 그룹 내에서 수익성 회복이 시급한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케이블 소재 사업이 글로벌 전력망 교체 주기와 맞물려 핵심 캐시카우로 변모하는 양상이다. 특히 이번 행보는 김 부회장이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에너지 전환 전략의 마지막 과제를 풀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31일 한화솔루션 와이어·케이블 부문에 따르면 까를로 스칼라타(Carlo Scarlata) 한화솔루션 와이어·케이블 부문장은 지난달 중국 전선업계 빅3인 △헝통 그룹(Hengtong Group) △특변전공(TBEA) △칭다오 한허 케이블(Qingdao Hanhe Cable)을 잇달아 방문했다. 이번 릴레이 회동은 김 부회장이 강조해 온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략에 발맞춰 현지 핵심 고객사들과 장기적인 비즈니스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번 협력의 주축인 중국 전선 3사는 현지 시장을 주도하는 핵심 플레이어들이다. 헝통 그룹은 중국 최대의 전선 제조사이자 글로벌 해저 케이블 시장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광통신·전력망 전문 기업이다. 특변전공은 중국 변압기 시장 점유율 1위이자 초고압 송전 설비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에너지 중전기기 강자다. 칭다오 한허 케이블 역시 초초고압(UHV) 케이블 국산화를 선도하며 중국 국가 전력망 인프라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중국 전력 시장은 국가 주도의 인프라 투자와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 힘입어 연평균 약 7%의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서부의 전력을 동부로 수송하는 서전동송(西电东送) 프로젝트가 전력망 현대화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송전 효율이 극대화된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과 심해 및 초심해용 해저 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솔루션은 이러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연간 11만 톤에 달하는 세계 3위권의 가교 폴리에틸렌(XLPE)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톱티어 전선사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최고 550kV까지 견디는 차세대 초고압 소재(SEHV)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해 단순 소재 공급을 넘어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김 부회장이 주도하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 기조에 맞춰 첨단 케이블 솔루션 공급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