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한아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중동·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들 신시장은 새로운 파머징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산층을 중심으로 의료 수요가 높아졌지만 낮은 의약품 자급률로 수입의약품 의존도가 높아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유나이티드제약 등이 중동·아프리카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가 국내 출시 후 1년도 안돼 모로코에 진출하게 됐다. 대웅제약이 펙수클루로 아프리카 국가와 수출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19일 모로코 제약사 쿠퍼 파마(Cooper Pharma)와 2032만달러(약 27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2년내 현지 발매할 예정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모로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755억원 규모로 시장 진입 시 큰 폭의 매출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램시마SC,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에 이어 전이성 직결장암 및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베그젤마'(성분명 베바시주맙)를 지난 1월 출시했다. 파트너사 히크마(Hikma)가 현지 판매를 맡았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제약사에 의약품 9품목을 공급키로 했다. 규모는 456만달러(약 59억원). 회사는 2012년부터 미등록 입찰로 항암제 11개 품목 수출을 진행해오다 올 초 세종2공장 항암제 전용 공장이 현지 규제기관으로부터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승인을 획득하면서 시장 물꼬를 텄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중동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중동·아프리카 사업 확대에 힘을 싣는 이유는 제약·바이오 연구·생산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많은 국가에서 의약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향후 시장 진입 시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인구 증가와 더불어 국민의료보험 도입이 속도를 붙으면서 의약품 시장 전망이 밝다는 점도 주효하다는 평가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중동·아프리카는 지속적인 인구 증가 및 고령화로 인해 의약품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지역이다"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 국민소득이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고품질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대표적인 파머징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