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테슬라와 중국 BYD의 협력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불거졌다. 저렴한 전기차를 출시하고자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한다는 소문이 중국에서 확산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오프위크(OFweek)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13일 자동차 정보 플랫폼 '온라인자동차시장'(网上车市)을 중심으로 모델2가 리튬인산철(LFP) 기반 블레이드 배터리를 장착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모델2는 53kWh 용량의 배터리를 쓰며 주행거리는 최대 400㎞ 이상이다.
테슬라와 BYD의 협력설은 2021년부터 제기됐다. 테슬라는 2021년 8월 C샘플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해 10월 BYD에 10GWh 상당의 배터리를 주문했다는 소문에 휩싸였다. 작년 6월에는 리안 유보(Lian Yubo) BYD 수석 부사장이 중국국제텔레비전(CGTN)과의 인터뷰를 통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좋은 친구'라고 평하며 "곧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두 달 후 BYD의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Y가 유럽에서 인증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머스크도 배터리 공급 여부를 확인해주진 않았지만 BYD의 파트너십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달 제기된 불화설을 직접 부인하며 "테슬라와 BYD는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었다. <본보 2023년 3월 14일 참고 머스크, 테슬라 'BYD 손절설' 부인>
테슬라는 블레이드 배터리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다. 모델2의 출고가는 이전 모델인 '모델3'의 절반으로 약 18만 위안(약 3450만원)으로 추정된다.
테슬라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공격적인 판매 목표를 제시했다. 테슬라는 신차의 글로벌 판매량 목표를 4200만 대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연간 자동차 판매량인 8500만 대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BYD는 테슬라발 수주에 힘입어 고성장을 이어간다. BYD는 2020년 3월 1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를 처음 선보이고 수주량을 늘려왔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BYD는 지난 1~2월 전 세계에서 배터리 사용량이 13.7GWh로 전년 동월(6.1GWh)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점유율도 같은 기간 11.3%에서 18.2%로 수직 상승하며 중국 CATL(33.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모듈 공정을 없앤 '셀투팩'(Cell To Pack·CTP)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다. 모듈 제작에 필요한 공간에 배터리를 더 넣어 용량을 늘릴 수 있다. 1세대 제품은 에너지 밀도가 140Wh/kg에 불과했으나 올해 출시될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는 180Wh/kg까지 늘어난다.
수명과 충전 속도는 테슬라의 차세대 배터리인 4680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수명은 블레이드 배터리가 500~700㎞인 반면 테슬라의 4680은 660㎞로 추정된다. 충전 속도도 10%에서 최대 80%까지 충전하는 데 블레이드 배터리는 약 30분, 4680은 약 15분이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