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베트남이 미사용 토지와 주택에 대한 과세를 예고했다. 7년 넘게 지연되고 있는 부영그룹의 하노이 국제아파트 부지도 과세 대상이 될 전망이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24일(현지시간) 부동산 시장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정부 회의를 주재하며 “미사용 토지와 주택에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무부가 미사용 토지·주택에 대한 구체적인 과세 방안을 마련해달라”며 “불분명한 거래를 단속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과열된 베트남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미사용 토지와 주택에 세금을 부과해 부동산 시장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베트남 건설부에 따르면 1분기 베트남 부동산 거래는 3만3000건 이상으로 전분기 대비 32% 증가했다. 토지 거래도 10만1000건을 넘어 전분기보다 16% 이상 늘어났다.
베트남 정부의 이번 조치로 지난 2017년 이후 개발이 멈춘 부영그룹의 하노이 국제아파트 사업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국제아파트 개발 사업은 하노이 하동구 모라오 신도시 CT-2~7블록에 3482가구 규모의 아파트 10개 동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3조8760억 동(약 2000억원)에 이른다.
부영그룹은 지난 2006년 하노이 국제아파트 개발 사업에 대한 인허가를 따낸 후 2007년 착공에 들어갔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완공 시점이 미뤄졌으며, 첫 분양이 시작된 2017년 이후에도 잦은 계획 변경과 경영 공백 등으로 사업이 중단돼왔다.
현재 하노이 국제아파트 개발 사업 중 CT-4블록과 CT-7블록만 분양이 완료된 상태이며, 나머지 4개 블록은 개발이 멈춰 있다. 이에 베트남 현지 언론에서는 "토지 낭비"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