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이하 하만)이 프랑스 르노와의 동맹을 강화한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공급을 확대, 글로벌 카오디오 시장 1위 명성과 전장사업 경쟁력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23일 하만에 따르면 르노가 지난 3월 공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오스트랄(Austral)'에는 하만 카돈의 자동차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된다. 작년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두 번째 성과다.
하만과 르노는 지난해 9월 자동차 사운드 시스템 공급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첫 합작품은 르노의 전기차 '메간 E-테크 일렉트릭’이었다. 하만의 음향 엔지니어와 르노의 디자인팀이 힘을 모아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했다.
오스트랄에 장착된 사운드 시스템은 서브우퍼가 있는 고출력 듀얼 보이스 코일 우퍼와 고출력 앰프를 포함해 총 12개의 스피커로 구성된다. 하만의 QLS(QuantumLogic Surround) 디지털 신호 처리 기술이 각 오디오 신호를 적절하게 처리해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 스테레오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승객은 5가지 모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아티스트의 의도를 정확히 표현해 낸 스튜디오 △차 안을 콘서트홀로 만드는 콘서트 △악기에 둘러 쌓인 느낌을 주는 몰입 △가까운 거리에서 아티스트의 연주를 듣는 것만 같은 라운지 △강렬한 저주파 응답을 제공하는 클럽 등이다.
하만은 삼성전자의 전장사업을 이끌 핵심 자회사다. 지난 2018년 인수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인수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올랐으나 미래 모빌리티 시장 확대와 맞물려 올 3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는 등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장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각별히 챙기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길에 하만을 방문해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출장 중)하만 카돈도 갔는데 몸은 피곤했지만 자동차 업계의 급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만은 JBL과 마크레빈슨, 레벨 등 16여 개 오디오 브랜드를 통해 전 세계 프리미엄 카오디오 시장에서 35%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벤츠와 BMW, 피아트크라이슬러, 아우디, 폭스바겐 등이 고객사다. 제네시스 최초의 G80 전기차 모델에도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공급했다.
그렉 시코라 하만 글로벌 음향 시스템 엔지니어링 수석 이사는 "2021년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하만 카돈과 르노는 완벽한 파트너임을 입증했다"며 "하만 카돈의 음향 엔지니어는 르노 엔지니어와 긴밀히 협력해 차량 고유한 분위에서 통합되는 최첨단 사운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전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