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오뚜기·신세계·CJ 등 국내 식품 업체들이 글로벌 채식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대체육, 식물성 재료를 사용해서 개발한 먹거리를 줄줄이 선보이며 전 세계 1억8000만명의 입맛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1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글로벌 채식 시장은 26조4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매년 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채식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08년 15만명에 그쳤던 국내 채식인구는 올해 150만~200만명 수준으로 대폭 증가했다. 시장 규모는 6554억원으로 추정된다. 윤리, 종교, 동물복지 등 다양한 이이유로 채식을 지향하는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관련 시장은 앞으로도 커질 전망이다.
오뚜기는 지난달 21일 채식 레스토랑 두수고방과 함께 채식 재료만을 사용해 만든 한국형 채식 스타일의 두수고방 컵밥·죽 8종을 출시했다. 두 업체는 메뉴 선정은 물론 재료, 조리법 등에도 심혈을 기울여 한국형 채식 신제품을 개발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채식 레스토랑 두수고방과의 협업을 통해 팥, 들깨, 버섯 등 다채롭고 건강한 원료를 활용한 컵밥과 죽을 레스토랑 간편식(RMR)을 선보이게 됐다"며 "두수고방 컵밥·죽은 일상에서 건강한 채식 밥상을 즐길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생각한 원재료로 개발했다"고 전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달 8일부터 이틀 동안 미국 뉴욕 자빗센터에서 열린 플랜트 베이스드 월드 엑스포(Plant-Based World Expo, 이하 PBW)에서 식물성 런천 캔햄을 비롯해 콜드컷, 미트볼, 패티, 다짐육 등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베러미트 제품 10여종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는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햄이 대두단백, 식이섬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생산된다고 전했다. 돼지고기로 만든 기존 가공육 캔햄과 비교했을 때 맛과 식감이 거의 유사한 데다 상온으로 유통 및 보관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현지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PBW를 통해 베러미트의 제품 경쟁력뿐 아니라 앞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갖춰야 할 차별점 등 여러가지 중요한 요소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PBW 진출을 시작으로 베러미트를 대안육 최대 시장인 북미지역을 비롯해 글로벌 대안식품 시장에서 가장 혁신적인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펼쳐 갈 것"이리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식물성 식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2025년까지 매출 2000억원 규모로 사업을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일으키겠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PlanTable)을 론칭하고 비건 만두와 김치를 시작으로 식물성 식품 사업을 시작했다.
떡갈비·함박스테이크·주먹밥 2종을 선보이며 제품 라인업을 확장했다. 고기를 대체하는 식물성 소재인 식물성조직단백(TVP·Textured Vegetable Protein)를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개발해 고기 함량이 높은 떡갈비 등에 적용했다. 대두∙완두 등을 자체 공법으로 배합해 만든 식물성 단백질이다. 인천 2공장에는 연 1000톤 규모의 자체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향후 국내는 물론 글로벌 사업 확대에 맞춰 추가 증설도 검토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의 노하우와 경험이 축적된 Plant-based 식품으로 국내 시장을 개척하고 미국, 유럽 등 해외 선진시장 직접 진출을 확대해 한국 식문화의 세계화를 완성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