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로컬 브랜드인 포드와 전기차 '넘버2'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올들어 5월까지는 현대차·기아가 앞섰으나 지난달 포드가 월간 판매 격차 800여대까지 늘리며 추월에 성공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지난달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총 435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76.6% 두 자릿수 상승한 수치다. 대형 전기 트럭 모델 'F-150 라이트닝'이 1837대,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머스탱 마하-E'가 2516대 판매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를 제치고 5개월 만에 월간 판매 2위를 달성했다. 대형 전기 밴 모델 'E-트랜짓'(3008대)는 상용차라는 점에서 판매량에서 제외됐다. 다만 미국 전체 전기 상용차 판매량의 16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라는 점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기아는 836대 격차로 포드에 추월당하며 3위로 밀렸다. 같은 기간 양사 합산 전기차 판매량은 3517대로 집계됐다. 현대차 아이오닉5의 경우 총 2853대 판매되며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량의 81.1%에 달하는 수치다. 기아는 EV6 등 순수전기차(BEV) 664대를 판매했다.
하반기 현대차·기아와 포드간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아이오닉5와 EV6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다 후속모델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이오닉5와 EV6는 올해 들어 5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총 2만1467대가 판매되며 테슬라를 제외한 모든 브랜드 전기차를 앞섰다. 블룸버그는 "현대차그룹은 테슬라가 10년 걸린 판매 수준을 몇 달 만에 이뤄냈다"며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에게는 미안하지만 현대차가 조용히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는 중(Sorry Elon Musk. Hyundai Is Quietly Dominating the EV Race)"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들 모델의 지난달까지 총 누적 판매량은 2만6260대다. 아이오닉5과 EV6는 각각 1만3692대와 1만2568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포드가 최근 선보인 '머스탱 마하-E'와 전기 트럭 모델 'F-150 라이트닝'에 힘입어 판매가 급등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현대차·기아의 아이오닉5와 EV6도 높은 인기로 이들 브랜드간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