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원전, 러시아로 기우나…한수원 '촉각'

카자흐 에너지부 장관 "러, 발전·운영 노하우 가장 앞서"

 

[더구루=오소영 기자] 볼랏 악출라코프 카자흐스탄 에너지부 장관이 러시아의 원전 기술을 호평했다. 대(對)러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서방의 눈치를 보면서도 우방인 러시아에 높은 점수를 매기며 신규 원전 입찰을 앞두고 러시아로 분위기가 쏠리고 있다.

 

영국 원전 전문지 뉴클리어 엔지니어링 인터내셔널 등에 따르면 악출라코프 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오일·가스 엔지니어링 포럼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의 발전과 운영 노하우는 프랑스, 미국과 마찬가지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로사톰과의 협력 계획은 부인했다. 로사톰을 신규 원전 사업자로 확정하진 않았지만 배제하지도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지탄을 받고 있다. 핀란드는 최근 로사톰과 맺은 원전 사업 계약을 종료했다. 체코는 일찌감치 안보 위협을 이유로 로사톰을 신규 원전 입찰에서 제외했었다.

 

카자흐스탄의 행보는 이들과 정반대다. 카자흐스탄은 전통적인 친(親)러시아 국가로 서방과 거리를 두고 있다. 카자흐스탄 외교부는 지난달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엔지니어링과 화학 등 여러 분야에서 40억 달러(약 5조원) 규모의 경제협력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양국의 협력은 원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악출라코프 장관이 로사톰의 역량을 치켜세우면서 신규 원전 사업을 러시아가 수주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카자흐스탄 원전에 관심을 표한 국가는 러시아와 한국, 미국, 프랑스, 중국 등이다. 구체적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의 APR-1000·APR-1400 △로사톰의 VVER-1200·VVER-1000 △프랑스 EDF의 ATMEA1 △중국 국영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의 HPR-1000·CNP-600가 물망에 올랐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중에서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일본 히타치제작소 합작사인 GE-히타치 뉴클리어 에너지(GEH)의 'BWRX-300'와 미국 뉴스케일파워의 'VOYGR™'가 후보로 꼽힌다. <본보 2022년 2월 23일 참고 카자흐스탄, '2.4GW' 원전 프로젝트 후보 6곳 압축…두산중공업 '꽃놀이패'>

 

원전 사업비는 50억 달러(약 6조원), 용량은 2.4GW로 추정된다. 구소련 시절 원전 후보지였던 알마티주의 울켄 지역이 부지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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