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리히어로 "배민·요기요 합병, 공정위 조건부 승인 반대"…장기화 조짐

"요기요 매각 등 공정위 권고 이의 제기할 것"
기업결합 절차 장기화 가능성…"올해 넘긴다" 전망

 

[더구루=홍성환 기자] 음식배달 플랫폼 요기요·배달통 운영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 민족(배민)과 요기요의 합병과 관련해 자회사 매각 등 조건부 승인에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시장점유율 90%의 독점 사업자 탄생에 대한 우려에도 합병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6일 관련 업계 및 딜리버리히어로 등에 따르면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기 위해 자회사를 매각해야 한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권고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의 결정을 바꾸기 위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기업결합 작업이 1~3개월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공정위는 지난 9일 딜리버리히어로 측에 요기요와 배민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앞서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해 12월 배민을 4조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기업결합 신고서를 접수한 바 있다.

 

공정위 사무처는 이번 심사보고서를 통해 지분 처분, 자산 매각 등의 전제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을 인수하려면 대신 요기요나 배달통을 매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방적 수수료 인상 등 독과점 지위 남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월간 실사용자) 배달앱 업체 점유율은 배민 59.7%, 요기요 30%, 배달통 1.2%다. 합산 점유율 90.8%로 독과점 사업자다. 

 

배민의 자회사인 푸드테크를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푸드테크는 음식점 내 주문을 받고 배달대행업체를 호출하는 포스(POS·판매 시점 정보 관리) 기기를 관리하는 회사다. 현재 푸드테크는 배민 이외에 다른 업체의 주문도 받고 있지만 독과점을 형성하면 경쟁사의 영업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딜리버리히어로가 자회사 매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합병이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딜리버리히어로 입장에서 요기요를 매각하면 단숨이 시장점유율 30%의 2위 사업자가 탄생하는만큼 경쟁 부담이 커진다.

 

딜리버리히어로가 3~4주 안에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하면 공정위는 다음달 전원회의를 열어 두 기업 간 기업결합 여부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한편, 시민단체는 두 회사의 기업결합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조건부 승인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배달앱 시장의 심각한 독과점과 불공정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도 "공정위는 자영업자들이 온라인 모바일 시장에서 학살되지 않고 공존할 수 있도록 본연의 임무를 주지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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