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LG전자가 사우디아라비아 가전 파트너사와 추진하던 에어컨 핵심 부품 생산 공장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대규모 설비 투자가 수반되는 부품 수직계열화 대신, 기존 완제품 생산 라인 가동률을 높여 중동 에어컨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사우디아라비아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알 핫산 가지 이브라힘 셰이커(Al Hassan Ghazi Ibrahim Shaker, 이하 셰이커)'는 전날 LG전자, 사우디 투자부와 체결했던 에어컨 컴프레서(압축기) 제조 현지화 업무협약(MOU)이 기간 만료로 종료됐다고 공시했다. 이들 3자는 신규 생산 라인 건설을 위한 구속력 있는 본계약 체결이나 협약 갱신 없이 상호 합의하에 관련 프로젝트를 최종 중단했다.
세 기관은 지난 2024년 2월 사우디 리야드 공장 내 컴프레서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비구속적 MOU를 처음 맺었다. 이듬해 2월 협약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하며 2년여에 걸쳐 현지 생산의 경제성과 투자 효율성을 다각도로 검토해왔다. 컴프레서는 에어컨 소비 전력의 9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당초 완전한 자급화를 노렸으나, 초기 투자 비용 대비 현지 채산성을 고려해 글로벌 공급망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본보 2024년 2월 16일 참고 LG전자 '20년 동맹' 사우디 셰이커와 에어컨 핵심 부품 생산 공장 건설 모색>
핵심 부품의 신규 생산 시설 건설 계획만 무산됐을 뿐 양사 간 기존 완제품 제조 및 유통 파트너십은 굳건하게 이어간다. 셰이커 측은 이번 공시를 통해 협약 종료에 따른 재무적 의무가 전혀 발생하지 않으며, 향후 회사의 영업 실적이나 재무 상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LG전자와 셰이커는 1990년대 초 에어컨 총판 계약을 시작으로 30년 넘게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6년 합작법인 설립에 이어 2008년 리야드 공장을 가동하며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에어컨 생산 거점을 일찌감치 구축했다. 지난 2024년 고효율 대용량 시스템 에어컨 '멀티브이 5' 사우디 현지 생산을 본격화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인공지능(AI) 기반 맞춤 제어 기능을 갖춘 '멀티브이 아이'를 현지 출시하는 등 난방·환기·공조(HVAC) 사업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보 2025년 2월 13일 참고 LG전자 사우디 셰이커그룹과 '비전 2030' HVAC 솔루션 확대 정조준>
LG전자 관계자는 "셰이커그룹과의 MOU를 종료하기로 한 것이 맞다"면서도 "셰이커그룹과의 공고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현지 시장에서 지속 성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