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예지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내 주요 그룹 4세 오너들이 앞다퉈 해외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명절 휴식' 대신 '강행군 출장'을 택한 이들은 글로벌 현장을 직접 챙기며 미래 사업 구상과 신성장동력 발굴, 다양한 기업과의 파트너십 확대에 집중하며, 변화하는 글로벌 산업 환경 속에서 그룹의 새로운 성장축을 모색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GS그룹 오너가(家) 4세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과 두산그룹 오너가 4세인 박진원 두산밥캣 부회장은 이날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에 오르며 글로벌 현장 경영 시동을 걸었다. 두 사람 모두 그룹의 주력 사업이 유럽 시장과도 직결된 만큼, 연휴를 반납하고 현지 법인 및 파트너사들과의 미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허 사장의 유럽행은 현지 에너지 전환 흐름에 대응하고, 주요 고객사를 직접 챙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는 주력 사업인 정유 외에도 자동차 경량화 소재로 사용되는 복합수지 등 석유화학 제품을 유럽 시장에 공급 중이다.
이번 출장에서 허 사장은 파리를 시작으로 체코 복합수지 법인 등 유럽 내 생산 인프라를 점검하고, 독일·프랑스 등 완성차 고객사들과의 미팅을 통해 장기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탄소중립 정책에 맞춰, 수소·바이오 연료 등 미래 에너지 사업의 유럽 진출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허 사장의 이번 해외 출장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재점화된 직후 출국한 터라 그 배경을 두고 여러가지 해석도 나오고 있다. 허 사장은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신청 명단에 포함돼 있어, 오너일가 관계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감 출석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피성 출장'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박진원 부회장도 같은날 파리로 향하며 유럽에서의 현장 경영에 속도를 낸낸다. 유럽은 북미와 함께 두산밥캣의 핵심 시장이다. 두산밥캣은 프랑스 루아르-아틀랑티크 퐁샤토 공장에서 텔레핸들러(다목적 유압 리프팅 장비)를 생산해 유럽 전역에 공급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파리를 시작으로 퐁샤토 공장을 비롯한 유럽 생산 기지를 점검하고, 이탈리아·독일 등 농업·건설장비 수요가 높은 국가의 유통망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또한 EU의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해 전동화(Electrification) 장비 개발 및 출시 전략, 공급망 다변화 방안 등도 함께 점검할 예정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