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중국 최대 민영 조선소인 양쯔강조선그룹의 유조선 수주가 취소됐다. 미국발 제재 때문이다. 양쯔강조선은 선주의 미국 제재 회피 시도 의혹을 계약의 사전적 의무 불이행으로 판단하고 계약을 취소했다.
30일 싱가포르 해운전문매체 스플래시(Splash247)에 따르면 양쯔강조선은 2곳의 선주가 주문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4척의 신조 계약을 취소했다. 선주의 미국 제재 관련 법률과 규정을 우회하려는 시도를 인지한 후 주문을 취소했다. 4척의 유조선은 2026년부터 2027년 사이에 인도될 예정이었다.
양쯔강조선은 별도 공시를 통해 장쑤 신양쯔조선(Jiangsu New Yangzi Shipbuilding)과 장쑤 양쯔 신푸조선(Jiangsu Yangzi Xinfu Shipbuilding) 등 3개 자회사가 1억8000만 달러(약 2520억원) 규모의 5만DWT급 PC선 4척에 대한 선박 건조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양쯔강조선은 "선박 매수자와 그 주주에 대한 사전 실사에도 불구하고, 매수자가 공개한 중요 정보(자회사가 이전에 알지 못했던 정보)에 따라 계약이 해지됐다"며 "중요한 정보에는 매수자의 유일한 주주가 미국의 제재 법률 및 규정을 우회하려는 계획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어 "구매자의 지급 의무와 관련된 중대한 불법 행위로 인해 계약이 좌절됐다"고 강조했다.
양쯔강조선은 PC선 건조와 관련해 지금까지 계약금 2250만 달러(계약가의 15%)를 수령했다. 여기에는 1800만 달러(약 250억원)의 초기 계약금 10%와 첫 번째 선박 작업에 대한 추가 할부금 448달러(약 60억원)이 포함됐다.
양쯔강조선은 이번 계약 해지는 올해 12월 31일로 마감되는 당해 회계연도의 회사와 그룹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구매자에 대한 법적 권리는 유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쯔강조선의 계약 해지는 미국이 중국산 선박과 이란, 러시아,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송에 대한 제재를 강화함에 따라 새로운 수준의 감시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중국 조선소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해양·조선업 지배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중국선박공업그룹 등 주요 조선소를 제재 대상에 올리고, 자국 항구에 입항하는 중국산 선박에 고액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대중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글로벌 선사들은 대(對)중국 수수료 부과 정책이 부담돼 선박 건조를 취소하고 있다.
중국향 주문 급감은 조선소의 수주액 감소로 드러난다. 양쯔강조선의 올 상반기 동안 수주액도 전년 대비 90% 감소한 5억3700만 달러(약 7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목표의 9% 수준이다. 양쯔강조선은 연이은 수주 취소로 2025년 연간 수주 목표액 달성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쯔강조선은 올해 수주 목표치를 60억 달러(약 8조3000억원)로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