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쇼핑, 내년 싱가포르 출사표…SGX에 IPO 검토

베트남·인도네시아 성공 기반…동남아 거점 전략 본격화
亞 '컨트롤 타워' 구축…M&A·신규 투자 위한 해외 자금 조달

[더구루=진유진 기자] 롯데쇼핑이 내년 싱가포르에 국제 본사를 설립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 '출사표'를 던졌다. 동시에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GX) 기업공개(IPO)를 검토해 해외 자금 조달에 나선다. 동남아에서 확산하는 K-컬처 열풍에 힘입어 싱가포르를 글로벌 유통 허브로 삼고 성장 궤도를 가속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겸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는 18일 "롯데를 동남아 최고의 쇼핑 명소로 만들겠다"며 "싱가포르는 인프라와 인재, 네트워킹 환경을 두루 갖춘 자연스러운 중심지"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현지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를 해외 본부이자 '컨트롤 타워'로 삼아 기존 베트남·인도네시아 법인을 총괄하고, 급성장하는 동남아 유통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싱가포르 IPO 검토가 주목된다. 롯데가 해외 자본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확보해 인수·합병(M&A)이나 신규 투자에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셈이다. 김 부회장은 "재무적 안정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우선시하면서도 공격적인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롭게 설립될 싱가포르 본부는 초기 소규모 조직으로 출발해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롯데는 △AI 기반 운영 효율화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를 통한 맞춤형 광고 △글로벌 조달 체계 다각화 등을 중점 추진 과제로 내세웠다. 아울러 현지 기반 글로벌 소비재 기업·유통업체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래 사업 발굴에도 나설 계획이다.

 

롯데는 이미 싱가포르 시장에서 시험 운영에 착수했다. 올해 5월 비보시티 내 페어프라이스 엑스트라에 롯데마트 익스프레스를 선보였으며, 현지 대형마트 체인 100여 곳에서 자체 브랜드(PB) 제품을 판매 중이다. K-컬처 확산에 따른 한국 식품·라이프스타일 수요 증가를 겨냥, 싱가포르를 글로벌 브랜드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의 성과도 싱가포르 전략을 뒷받침한다. 롯데는 현재 베트남에 19개, 인도네시아에 49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몰 베트남 하노이 서호점에는 개장 1년 만에 1000만명 이상이 방문하기도 했다. 회사는 오는 2030년까지 베트남 주요 도시에 프리미엄 복합몰을 추가 개발하고, 해외 매출 3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싱가포르 IPO가 동남아 전략 신호탄이자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인 만큼, 현지 소비문화와 K-콘텐츠 간 결합이 롯데의 장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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