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SK이노베이션 E&S가 인수한 미국 그리드솔루션 기업 '키캡처에너지(Key Capture Energy, 이하 KCE)'가 미시간주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이 주민들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현지 프로젝트 추진 속도가 늦어지면서 KCE의 북미 사업 확장 계획과 수익 창출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미시간주 블렌던 타운십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은 최근 열린 공청회에서 KCE의 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장치(BESS) 프로젝트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화재 위험과 화학물질 유출로 인한 지하수 오염 가능성을 포함한 안전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KCE는 약 18개월 전 블렌던 타운십에 BESS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약 14에이커 규모 부지에 4시간 동안 100MW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해 안정적인 지역 전력망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사업 공식 허가 신청에 앞서 KCE는 주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공개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서 안전, 토지 개발, 허가 절차, 배터리 기술 관련 정보를 제공했지만, 주민들은 미시간주에 배터리 저장 시설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프로젝트 최종 진행 여부는 향후 주민 반대 대응과 안전·환경 계획 보완에 달린 셈이다.
KCE가 ESS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주민 반대에 부딪힌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3년 뉴욕주 서퍽카운티 사우스올드 타운에서도 60MW 규모 프로젝트가 안전성 논란으로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주민들은 화재와 환경 위험을 문제 삼았고, 이에 따라 타운 위원회는 BESS 프로젝트에 대한 임시 중단 조치를 시행했다. 해당 조치는 해마다 갱신되며 올해 4월 만장일치로 12개월 연장이 승인돼, 프로젝트는 햇수로 3년째 지연되고 있다. <본보 2023년 1월 17일 참고 'SK E&S 인수' 키캡처에너지, 美 뉴욕 ESS 프로젝트 1년 지연될 듯>
KCE는 2016년 설립 이후 텍사스와 뉴욕 등에서 14개 BESS 시설을 운영 중이다. 총 용량은 620MW가 넘는다. 또 미국 전역에서 1만MW 규모의 배터리 저장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전체 저장 용량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지난 2021년 키캡처에너지 지분 약 95%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정확한 인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발표 시점에 SK이노베이션 E&S는 미국 법인에 6억3000만 달러를 출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