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에너지 관련 토탈 솔루션 기업 삼기에너지솔루션즈(옛 삼기이브이)가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해 공장 설립 대신 기술 라이선스를 추진한다. 미국 사업 투자로 재무적 압박을 느낀 회사는 인도에 신규 공장 설립 대신 현지 기업과 협력해 부품을 현지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치환 삼기에너지솔루션즈 대표는 7일 싱가포르 경제매체 '더월드폴리오'(The Worldfolio)와의 인터뷰에서 인도 자동차 시장의 지속적인 확장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완전한 제조 기반을 구축하기보다는 현지 기업과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부품을 현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투자로 인한 자본 부담 때문에 인도 내 독자적인 생산체제 구축은 신중한 입장이다.
김치환 대표는 "이미 미국 사업에 상당한 투자를 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인도에 신규 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추가 자본 지출에 신중하다"며 "인도는 한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 시장에 공급하려면 현지 생산 거점이 필수적이라 신규 공장 대신 현지 기업과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삼기에너지솔루션즈는 2022년 모회사 삼기와 합작으로 공동 투자(지분 100%)해 미국 현지법인인 삼기아메리카를 설립했다. 북미 최고 알루미늄 부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과 함께 미국 현지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통한 시장 확대에 나섰다. 지난 2023년 2월 알라바마 주정부와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2023년 2월 2만2500평의 부지에 총 1억1800만 달러를 투입해 공장 착공을 시작했다.
2년간의 공장 설립을 마치고 지난해 4월에 완공된 공장은 현대차 앨라배마(HMMA) 공장에 8AT 밸브바디 4872EA를 첫 출하했다. 삼기아메리카는 세타엔진 및 8단변속기 부품 생산을 시작으로 하이브리드·전기차 부품을 순차적으로 추가 양산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현대차 앨라배마(HMMA) 공장에 하이브리드용 '로우크랭크케이스(Lower Crank Case)' 등 2종의 부품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로우크랭크케이스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으로, 연간 최대 47만5000대 분량이다.
미국 공장 설립으로 신규 설비 투자에 재무 부담을 느낀 삼기에너지솔루션즈는 현지 기업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인도 시장에 진출한다. 현지 기업과의 라이선스는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만들 뿐 아니라, 현지 공급망과 유통 네트워크에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삼기에너지솔루션즈의 혁신적인기술이 인도의 대규모 생산 역량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삼기에너지솔루션즈는 2020년 10월 주식회사 삼기의 EV용 이차전지 부품 사업부문이 분할돼 설립됐다. 현대차, 기아, 폭스바겐, 현대차 핵심부품 계열사 현대트랜시스, LG전자의 자동차 전장 자회사 LG마그나 등을 주요 공급사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