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나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리 관세 조치로 글로벌 구리 트레이드 시장이 붕괴 위기에 놓였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은 "파이프, 전선, 막대, 시트, 파이프 피팅, 케이블, 커텍터 등 구리를 포함한 반(半)제품에 대해 50%의 수입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대신 정제 구리는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 결과 코멕스(뉴욕상품거래소) 구리 가격은 일중 낙폭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폭락했다. 반면 LME(런던금속거래소) 가격은 상대적으로 작은 폭으로 하락하며 두 시장 간의 가격 괴리가 커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LME에서는 구리는 1톤당 9611달러(약 1340만 원)로 0.9% 하락했고 코멕스(뉴욕상품거래소)에서는 파운드당 4.371달러(약 6100)로 22% 급락했다.
캐나다 투자은행 TC 시큐리티즈(TD Securities)는 "코멕스와 LME 간의 격차는 현대 원자재 거래 역사상 가장 수익성이 높았던 전략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며 "트럼프의 관세 선언이 코멕스 구리 가격 폭락을 촉진했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가격 괴리의 주요 원인으로 관세 시행 직전 대량 수입된 정제 구리의 영향과 미국 내 창고에 보관된 재고 물량을 지목했다. 일부에서는 이 재고가 재수출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추측하고 있다.
중국 원자재 헤지펀드 카오스 터너리 선물(Chas Ternary Futures Co.) 리서치 책임자 리 쉐에지(Li Xuezhi)는 "이번 현상은 시장의 균형에서 크게 벗어난 일시적 충격"이라며 "결국 글로벌 구리 흐름은 정상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측은 "정제 구리가 면제된 것은 놀라운 조치였지만 구리의 시장 펀더멘털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코멕스 구리 가격은 LME와 동일한 수준에서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