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세아제강지주의 영국 자회사 세아윈드(SeAH Wind)가 임금 협상에 실패했다. 노조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총파업이 우려된다. 세아윈드는 약 한 달의 남은 기간 동안 협상에 집중해 인력 공백을 막고 하반기 모노파일 공장 가동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18일 영국 산별노조인 GMB에 따르면 세아윈드 소속 조합원 150명 이상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이들은 교대 수당과 임금 상승률에 불만을 나타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고, 업계 기준에도 훨씬 못 미치는 3.1%를 사측에서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앤드류 블런트(Andrew Blunt) GMB 노조위원장은 "세아윈드는 티사이드의 미래 산업 모델이 돼야 하지만 나쁜 근무 관행을 고수하고 있다"며 "직원들은 비참한 임금 제안에 압도적인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에서 에너지의 미래를 구현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적절한 근무 조건을 약속해야 한다"며 "우리는 단지 노조원의 말을 듣고 협상 테이블로 나오라고 요청한 것뿐이다"라고 호소했다.
GMB는 50만 명이 넘는 조합원을 보유한 영국 3대 노조다. 아직 노조가 없는 세아윈드 임직원 일부도 가입했다.
영국은 노조가 없더라도 임직원 투표를 통해 파업 결의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GMB 조합원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최소 이달 말까지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내달 초 투표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아윈드는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협상에 매진해 하반기 상업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임직원 대상으로 설명회와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자체 노조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관계기관에 신청서를 제출해 심사를 받는 중이다.
신공장은 유럽 해상풍력 시장을 겨냥해 설립한 세아윈드의 핵심 거점이다. 영국 북동부 티사이드 프리포트 경제특별지구 내 36만㎡ 부지에 위치하며, 약 1조6000억원이 투입됐다. 세아윈드는 모노파일에 쓰일 원통형 구조물 '스틸캔'을 생산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해 현지 수요에 대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