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토종 OTT' 티빙-웨이브 합병, 넷플릭스 독주 체제 깬다

공정위 합병 조건부 승인…양사 이용자 1130만명 육박
'한국 콘텐츠 생산=해외 OTT 수익' 등식 깨는 첫걸음
KT 동의·SBS 이탈과 킬러 콘텐츠 부족 해소 노력 필요

[더구루=김명은 기자]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 심사를 통과했다. 넷플릭스에 대항할 ‘토종 공룡 OTT’ 탄생으로 K-콘텐츠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K-콘텐츠 육성과 토종 OTT 플랫폼 강화를 위한 정책 드라이브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0일 티빙과 웨이브가 각사의 현행 요금제를 내년 말까지 유지하는 조건으로 두 회사의 기업결합(M&A)을 승인했다. 이용자 수 기준 국내 OTT 시장 2위 티빙과 4위 웨이브가 합병을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공정위가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글로벌 공룡' 넷플릭스에 대적할 만한 거대 토종 OTT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티빙과 웨이브는 주주 동의를 거쳐 결합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결합이 성사되면 OTT 업계 1위인 넷플릭스에 대항할 국내 최대 OTT 플랫폼이 출범하게 되는 셈이다. 지난 5월 기준으로 티빙과 웨이브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각각 710만명, 410만명이다. 넷플릭스가 1450만명인 가운데 티빙과 웨이브의 MAU를 단순 합산 시 1130만명에 육박해 격차를 좁힐 수 있게 된다.

 

단박에 시장 점유율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넷플릭스의 점유율은 33.9%, 티빙 21.1%, 웨이브는 12.4%였다. 합병 시 티빙과 웨이브는 33.5%로 넷플릭스와 격차는 0.4%에 불과해진다.

 

시장 전망도 밝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선결조건'이라는 입장이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종 결합 완료 시 통합 OTT는 MAU 기준 국내 2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이는 콘텐츠 수급 측면의 협상력 강화, 광고 매체로서의 입지 강화 등 사업 역량 측면에서의 유의미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OTT 연합이 출범하면 K-콘텐츠의 국내외 경쟁력이 올라갈 것"이라며 "안정적인 국내 시청자층을 기반으로 구독료와 광고 수익이 늘어 콘텐츠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CJ ENM은 OTT 연합으로 향후 성장성이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OTT 합병은 현 정부에서 우호적인 스탠스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티빙·웨이브는 공정위 조건부 승인 이후 결합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합병을 위한 사전 절차에 돌입했고 CJ ENM은 합병을 통해 실적 개선과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정위 심사가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 있다. 합병이 최종 성사되려면 양사 주주 전원 동의가 있어야 한다.


티빙은 2대 주주인 KT를 설득하는 게 관건이다. KT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는 티빙 지분 13.5%를 보유하고 있다.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주주 설득은 그야말로 시급을 다투는 일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논의에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전무)은 지난 4월 미디어토크에서 "웨이브가 사실 지금 지상파 콘텐츠의 독점력이 떨어져 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합병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성장의 방향성, 그리고 가능성에 있어 티빙 주주 가치에 부합하는지 의문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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