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일 기자] 미국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Snapchat)의 운영사인 스냅이 다시 한 번 증강현실(AR) 글래스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스냅은 8년 전 처참하게 실패했던 스펙타클스(Spectacles)을 교훈삼아 훨씬 작고 가벼운 AR 글래스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에반 스피겔 스냅 최고경영자(CEO)는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개최된 증강현실 엑스포(Augmented World Expo)에서 새로운 AR 글래스인 스펙스(Specs)를 내년까지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냅은 지난 2016년 스펙터클스라는 AR글래스를 출시했었다. 스냅은 스펙터클스를 통해 AR글래스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였지만,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2018년 단종 결정을 내렸다. 스펙터클스가 실패한 이유로는 공개 직후 출시가 지연되면서 소비자의 기대감이 꺾였고, 크기와 무게도 장시간 착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 등이 뽑혔다.
스냅은 스펙터클스 실패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스펙스를 개발한다. 스냅은 스펙스의 강점으로 '스냅OS' 생태계를 뽑았다. 스냅은 스펙터클스를 단종한 이후에도 스냅OS AR 개발자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육성해왔다. 실제로 에반 스피겔 CEO는 스펙스 개발 소식을 발표하면서 표지판과 메뉴를 번역하는 '슈퍼트래블', 주방에 있는 재료를 기반으로 레시피를 제안하는 '쿡메이트' 등의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스냅은 스펙스의 크기와 무게도 장기간 사용하는데 적합하도록 작고 가볍게 개발할 계획이다.
업계는 스펙스가 성공 여부는 성능과 함께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는 물론 구글, 애플, 삼성전자도 AR 글래스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며 "스냅이 신기한 볼거리가 아닌 실용적인 도구를 개발해야만 치열한 경쟁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