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일 기자] 취임 후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김영섭 KT 대표가 베트남 국영통신 기업 비엣텔 그룹(이하 비엣텔)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취임 후 경영 효율화에 집중해온 김 대표가 인공지능 전환(AX)을 앞세워 글로벌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KT는 27일 비엣텔과 AX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식은 하노이 비엣텔 본사에서 진행됐으며 김 대표와 따오 득 탕(Tao Duc Thang) 비엣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이 참석했다.
KT와 비엣텔은 협약에 따라 △AX 컨설팅 △AI 사업 개발 △소비자 및 중소기업용 솔루션 출시 △AI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인프라 △AX 역량 및 글로벌 개발 센터 △시장 공동 진출 등 6개 핵심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KT는 실질적인 사업 협력은 1300억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KT는 향후 비엣텔이 AI 전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AX 컨설팅을 제공하고, 중장기 AX 전략과 실행 로드맵을 공동 개발한다. AI 사업 분야에서는 KT의 AI 기술을 활용해 국가 AI 모델과 베트남 특화 AI 에이전트, 보이스피싱 방지 솔루션 등을 제작한다.
특히 베트남의 AI·클라우드 인프라도 확충한다. KT와 비엣텔은 AI 전용 데이터 센터(AIDC)와 그래픽처리장치(GPU)팜을 공동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동시에 KT AI 교육 플랫폼 'AICE'를 베트남 전역으로 확장해 미래 AI 전문가 양성에 기여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파트너십 체결식에 앞서 응우옌 찌 중(Nguyễn Chí Dũng) 베트남 부총리와 부이 테 주이(Bui The Duy) 과학기술부 차관 등을 접견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비엣텔과의 파트너십에 대해 베트남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응우옌 찌 중 부총리는 김 대표의 제안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응우옌 찌 중 부총리는 "베트남 정부는 KT와 비엣텔그룹 간의 협력을 환영한다"며 "AI분야 협력 확대는 베트남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응우옌 지 중 부총리는 김 대표에게 "KT가 베트남의 사회경제적 여건에 적합한 AI 데이터센터 모델 연구·개발은 물론 AI 인재 육성에도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업계는 이번 베트남 사업 확장으로 김 대표가 추진하는 AICT(인공지능+정보통신) 기업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2023년 8월 취임 이후 강력한 인적 쇄신과 부대사업 정리로 AICT 기업 전환을 준비해왔다.
이 과정에서 야심차게 추진됐던 베트남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도 정리됐다. 2023년 2월 KT는 현지법인인 KT헬스케어비나를 설립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했다.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베트남 DX(디지털전환)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김 대표가 취임한 이후 건강검진센터 건립과 헬스케어 사업을 중단했었다.
김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AX컨설팅과 AI 전문가 양성 등 비엣텔의 성공적인 AX 전환을 지원하고 베트남과 동남아 지역의 전방위적인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며 "KT는 'AI 혁신 파트너'로서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AX 사업의 성장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