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로템, 카자흐스탄 가짜 열차 부품으로 곤혹

현지 법원, 스키프스트로이 카제트에 4450만 텡게 손해배상 판결…불성실 공급자 지정
가짜 브레이크 패드 공급 혐의…사양 증명서도 날조

 

[더구루=오소영 기자] 현대로템 전동차에 부품을 공급한 카자흐스탄 중소기업이 가짜 제품을 납품하고 서류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업은 알마티 지하철공사가 발주한 브레이크 패드 입찰에 참여해 위조품을 공급하고 신호 처리 관련 부품 입찰에도 제출 서류를 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현지 법원으로부터 손해배상 판결을 받고 불성실 공급사로 지정됐다. 정상적으로 제품을 납품한 현대로템으로서는 제품 보증 기간도 끝난 상황이지만 현지 부품사의 비리로 인해 괜한 불똥이 튄 셈이다. 


10일 블라스트(Власть)와 울리스미디어(Ulysmedia) 등 카자흐스탄 매체에 따르면 현지 중소기업 사건을 전담하는 법원(СМЭС)은 지난달 6일(현지시간) 스키프스트로이 카제트(СкифСтрой KZ)가 알마티 지하철공사에 4450만 텡게(약 1억2500만원)를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가짜 브레이크 공급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판결이다.


스키프스트로이 카제트는 작년 3월 알마티 지하철공사가 발주한 브레이크 패드 입찰에 참여했다. 기존 예산(개당 8만5000텡게·약 23만원)의 절반 수준인 4만3000텡게(약 12만원)의 가격으로 제안해 입찰을 따냈다. 공급 규모는 2000여 개 로 알려졌으며, 해당 부품은 현대로템이 지난 2020년 납품한 전동차에 쓰였다. 현대로템은 2018년 알마티 메트로 1호선 연장 구간에 투입될 전동차 32칸 공급 사업 계약을 따낸 후 2020년까지 전량 인도한 바 있다. 


스키프스트로이 카제트가 브레이크 패드를 납품한 이후 선로에서 파편이 잇따라 발견되며 품질 논란이 촉발됐다. 브레이크가 마모됐고, 제동 성능은 떨어졌다. 알마티 지하철공사 직원들의 폭로도 이어졌다. 이들은 브레이크 패드가 정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스키프스트로이 카제트는 중국 충칭 블리스 머시너리(Chongqing Bliss Machinery)를 통해 독일 베코리트(Becorit GmbH)사의 브레이크 패드를 수입했다고 주장해왔다. 이를 증빙할 서류도 제출했는데, 모두 거짓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카자흐스탄 교통 검찰청은 수사에 착수했으며 이후 법정 소송으로 이어졌다. 법원은 스키프스트로이 카제트의 브레이크 패드가 베코리트의 제품과 다르다는 제3자의 검사 결과를 인용했다. 스키프스트로이 카제트의 허위 문서 제출과 가짜 부품 공급 혐의를 인정하고 알마티 지하철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스키프스트로이 카제트는 작년 9월 진행된 신호 처리 관련 부품 입찰에서도 위조 서류를 제출해 논란을 샀다. 당시 이 회사는 입찰 부품이 기술 사양을 충족한다는 내용의 증명서를 현대로템으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로템은 지난달 5일 현지에 제출한 공식 답변을 통해 스키프스트로이 카제트와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문서에 날인된 도장과 서명은 위조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카자흐스탄에 공급한 전동차의 보증 기간도 끝난 상태다.

 

결국 스키프스트로이 카제트는 현지 법원으로부터 불성실 공급사 판결을 받았다. 불성실 공급사는 계약을 위반하고 위작 문서를 제출하며, 납품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회사를 뜻한다. 현지 정부조달법에 따라 불성실 공급사로 지정되면 향후 입찰 참여가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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