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가 미국 군함 사업 확대를 위한 '물밑 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화오션 미주법인 실무진과 한화해운 미국 사업 개발 담당 임원이 미 선급기관 ABS가 후원하는 해안경비대 헌정 행사에 참가했다. 현지 군·정부 인사들과 두루 소통하며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31일 ABS와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 미주법인과 한화해운 임직원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 해안경비대 제8구역 헌정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미 해안경비대원들의 공로를 기리는 연례 이벤트다. 해안경비대 재단(Coast Guard Foundation)이 주최하며, ABS가 후원한다. 올해 행사는 린다 페이관 해안경비대 사령관을 비롯해 현지 정부 인사들뿐만 아니라 일본 스미모토 상사, 볼링거 조선소,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회사 시사이드 LNG(Seaside LNG) 글로벌 해양·조선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화오션과 한화해운은 이번 행사를 통해 현지 군·정부 관계자들과 네트워크를 다진다. 라이언 린치 한화해운 사업개발 담당을 비롯해 현지 법인 임직원이 뜻깊은 행사를 직접 찾으며 미 국방·해양 산업과 동행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미국은 노후화된 함정을 대체하며 발주를 늘리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296척인 함정을 2054년 381척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매년 약 12척을 더 짓겠다는 셈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신규 함정 확보를 위해 연평균 약 300억 달러(약 45조원)를 투자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함 MRO 사업에는 연간 60억∼74억 달러(약 9조~11조원)를 투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콕 찝었다. 중국 조선사를 견제하고자 최대 150만 달러(약 23억원)에 달하는 입항 수수료 징수도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한국 업체들의 수주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한화는 지난 2023년 미국법인(Hanwha USA Holdings)을 설립했다. 한화오션 아메리카(마케팅·홍보), 한화오션 USA 인터내셔널(투자업), 한화오션 글로벌 오퍼레이션 센터(해양 플랜트), 한화 드릴링(시추)을 산하에 뒀다. 지난해 한화그룹의 미국 자회사로 친환경 해운사 한화해운(Hanwha Shipping LLC)도 세우며 미국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총 1억 달러(약 1500억원)를 투입,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현지 거점을 토대로 미국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한화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주요 인사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정부 정책에 공조해왔다. 린치 담당은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연 공청회에 참석해 중국 조선소를 겨냥한 수수료 정책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하기도 했다. 한화해운은 USTR에 제출한 사전 의견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비전과 선견지명에 박수를 친다"고 극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