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다국적 광산기업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이 칠레 국영 광산기업 코델코(Codelco)와 손잡고 구리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협력은 글로벌 구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생산성과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앵글로 아메리칸은 20일(현지시간) "당사가 지분 50.1%를 보유한 자회사 앵글로 아메리칸 수르 SA(Anglo American Sur SA)와 코델코가 함께, 칠레 로스 브론세스(Los Bronces)·안디나(Andina) 구리광산을 공동 개발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오는 2030년부터 21년간 총 270만 톤(t)의 구리를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다. 가치로 따지면 최소 50억 달러(약 7조17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에 따라 양사는 협력 관계를 확대하면서도 각각의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유지한 채 독립적인 채굴·운영을 지속할 방침이다.
코델코의 안디나 광산은 리오 블랑코(Rio Blanco)와 수르 수르(Sur Sur) 광산을 포함해, 지난 2023년 16만4500t의 구리를 생산했다. 앵글로 아메리칸의 핵심 사업장인 로스 브론세스 광산은 같은 해 21만5000t의 생산량을 기록했다.
앵글로 아메리칸은 구리와 철광석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세계 최대 광산기업 BHP의 대규모 인수 제안을 거부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 광산기업 MMG의 싱가포르 법인 MMG 싱가포르 리소스(MMG Singapore Resources)에 니켈 사업부를 매각했다. <본보 2025년 2월 21일 참고 中 MMG, 니켈 장악력 강화…앵글로아메리칸 사업부 인수>
던컨 완블라드 앵글로 아메리칸 최고 경영자(CEO)는 "구리는 우리의 성장 전략 핵심이며, 2030년대 초까지 연간 구리 생산량을 30% 늘려 100만t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막시모 파체코 코델코 회장도 "코델코와 앵글로 아메리칸은 반세기 이상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이번 계약은 광산 개발에 대한 새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글로벌 광산업계에서는 공급망 불안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기업 간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코델코 역시 미국 광산기업 프리포트-맥모란(Freeport-McMoRan)과 영국·호주 광산기업 리오 틴토(Rio Tinto), 캐나다 광산기업 텍 리소스(Teck Resources)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