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글로벌 네트워크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해외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할 것이다."
조현민 한진 사장은 지난달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언박싱데이'에 참석해 자신감을 드러냈다.취임 3주년을 맞은 조 사장이 연 매출 3조5000억원 실현을 골자로 하는 '비전 2025'의 목표를 세웠다. 지난 2021년 기준 2조5000억원 규모였던 매출을 4년새 1조원 늘리겠다는 것.
조 사장은 지난 2022년 1월 12월 시행된 한진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부(部)'를 떼고 사장으로 승진했다. 조 사장은 한진 미래성장전략과 마케팅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아프리카·동유럽 진출…글로벌 영토 확장
조 사장은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아 글로벌 영토 확장의 원년으로 삼았다. 지난해 기준 22개국·42개 규모인 글로벌 거점을 연내 27개 국가·48개 거점으로 키운다. 지난해 아시아에 이어 올해 아프리카와 동유럽에 전진기지를 마련한다. 현지 법인 설립 등 막바지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이에 더해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2027년까지 유럽거점을 12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프리카·동유럽 산업 발전에 힘입어 이들 지역 내 물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게 조 사장의 판단이다. 수출을 비롯해 아니라 원자재수입, 해외생산거점 간 연결 등을 아우르는 통합 물류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실제 조 사장은 글로벌 물류망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3월 태국에 이어 8월 싱가포르 법인을 세운 데 이어 9월 중국 물류 기업 에이왓글로벌코퍼레이션과 이커머스 전문 합자법인을 설립했다. 이외에도 방글라데시와 모로코, 헝가리 등 대륙을 넘나들면서 법인을 확대했고 남미 진출의 교두보가 될 멕시코 법인을 세웠다.
조 사장은 "해외 법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한편 새로 준비하는 법인도 있다"면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아프리카·동유럽 진출에 대한 의지를 표시했다. 단순한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이 아니라 물류의 힘으로 고객사들을 한층 더 넓고 새로운 시장의 주인공으로 만들겠다고 조 사장은 강조했다.
아프리카·동유럽의 바라보는 시장 전망도 밝다. 인도 시장조사기관 모도르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오는 2029년 아프리카·중동 물류 시장 규모가 2368억달러(약 35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지 자동차 산업 활성화, 온라인 쇼핑 트렌드 확산 등이 시장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동유럽의 경우 폴란드·체코·헝가리·슬로바키아 등의 국가가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경제·물류 허브로 주목받으면서 자동차·배터리·가전 분야 생산기지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23년 기준 한국과 이들 4개국 교역 규모는 261억달러(약 35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양측간 교류도 활성화되고 있다.

◇원클릭 솔루션 다변화 통한 디지털 경쟁력 제고
조 사장은 전세계 물류 네트워크 확장에 더해 글로벌 물류 솔루션 경쟁력 제고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연내 원클릭 풀필먼트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다. 국내 브랜드와 셀러들에게 보다 효율적인 국내외 통합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조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디지털플랫폼 사업은 단순한 물류 지원을 넘어 국내 주요 브랜드와 이커머스 셀러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성장동력으로 주목되고 있다. 한진은 신사업 동반자로 자리 잡은 셀러들과 시너지를 강화해 글로벌 물류 시장 리더로 도약할 계획이다.
해외거점과 인천공항 글로벌물류센터(GDC)를 운영하며, 이를 통해 이커머스 셀러들이 보다 쉽게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 사업의 구체화를 위해 조 사장은 디지털플랫폼사업부를 신설한 뒤 사업전반과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한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론칭된 원클릭택배는 지난 2023년 기준 신규 고객 수가 1만4000명 증가해 누적 회원 수 7만명을 돌파했다. 연평균 매출 역시 전년 대비 76% 늘며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 사장은 "한진이 80주년을 맞고, 아직 예측하지 못한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것들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할 예정"이라며 "2025년 경영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 아프리카, 북유럽 등 글로벌 거점을 계속 확장해 사업을 키우면서 이커머스 셀러들의 해외 진출도 함께 도울 예정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한진 관계자는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은 국내외 화주의 다채로운 물류 수요에 부합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연내 출시 예정인 원클릭 풀필먼트 서비스는 국내외 통합 풀필먼트 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