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롯데면세점이 지난해 비상경영에 이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사업 재편에 나섰다. 중국 수요 부진, 장기화된 고환율로 올해 업황도 어두운 가운데 경영 효율화 등 본격적인 수익성 제고에 돌입했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플랜B'를 모색해 포트폴리오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플랜B' 첫 단추로 수익성 개선을 위한 MG(Major Guest·중국인 보따리상) 거래를 축소한다. 김동하 대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면세점은 경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송객수수료 부담이 높은 다이궁 의존도를 줄이고 단체 관광객·개별 여행객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 내실있는 외형 성장을 실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면세점을 비롯한 국내 면세기업들은 다이궁을 유치해 매출을 증대할 목적으로 송객수수료라는 명목으로 이들에게 구매 상품 금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하며 출혈 마케팅을 펼쳤다. 이같은 방식을 통해 매출은 늘어났으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실속없는 성장이라는 지적이 적지않았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이 지난해 3분기 올린 매출은 7994억원으로 전년대비 8%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4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손실은 92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30% 수준의 높은 송객수수료율, 글로벌 경기침체에 인한 소비 심리 위축, 고환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이궁 거래 축소에 따른 매출 감소를 감내하더라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롯데면세점의 특단의 조치로 보인다.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개별 여행객 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하며 체질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K팝 아이돌과 손잡고 해외 소비자들을 겨냥한 콘서트를 여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지난해 11월 롯데면세점의 구원투수로 나선 김동하 대표 주도 아래 돌파구 찾기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지난 1997년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입사 이후 롯데정책본부 개선실을 거쳐 롯데슈퍼 전략혁신부문장, 롯데지주 기업문화팀장 등을 두루 역임한 그룹 내 대표적 유통 전문가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유통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 강한 추진력을 갖춘 인물로 롯데면세점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롯데면세점 측은 당장의 매출 증가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은 근본적 수익성 제고, 조직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다이궁 대상 영업은 지양하고, 단체 관광객 및 개별 여행객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