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 라스베이거스(미국)=오소영 기자] '가전 명가'는 늘 LG전자를 따라다니던 수식어였다. 하지만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 꾸려진 부스에서 가전은 눈에 띄지 않았다. 무선 투명 올레드 TV와 차세대 모빌리티 콘셉트카 '알파블', 인공지능(AI) 집사 '스마트홈 AI 에이전트'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투명으로 입체감 더한 '시그니처 올레드T'
LG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의 메인 전시관인 센트럴홀에 2044㎡ 규모로 전시 공간을 꾸렸다. 지난 8일(현지시간) 찾은 부스 전면에는 무선 투명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가 관람객을 맞이했다. 77형 시그니처 올레드 T 15대를 이어붙인 거대한 패널에 화려한 색감의 영상이 나왔다 다시 꺼졌다. 패널이 투명해지며 전시장이 그대로 비춰졌다.
시그니처 올레드 T는 스크린 너머를 볼 수 있는 투명 올레드와 무선 기술을 결합한 제품이다. 올레드 화질을 즐길 수 있는 블랙 스크린과 스크린 뒤 공간과 화면을 겹쳐 보이게 하는 투명 모드로 사용할 수 있다. 전원 외 모든 선을 없애 설치 제약도 없다.
부스 안으로 들어가자 시그니처 올레드 T의 인테리어 효과를 확인할 시연들이 준비돼 있었다. 꽃잎이 떨어지는 투명한 패널은 스크린 뒤 공간에 연출된 암벽과 조화를 이뤘다. 마치 암벽 위로 꽃잎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했다. 투명 유리에 불꽃이 솟아오르는 듯한 영상을 틀자 벽난로를 킨 것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LG전자 직원은 "하반기 안에 출시하며 한국부터 선보일 예정"이라며 "투명률은 40~50% 정도"라고 설명했다.
◇'차에서 와인 마시고 게임하고' 알파블로 엿보는 미래 모빌리티
전시장 중심 공간은 LG 알파블이 차지했다. 매 시간마다 약 10분씩 진행되는 시연을 보고자 시연 시작 10여 분 전부터 관람객 일부는 알파블 앞에 줄을 섰다. 알파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알파블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새로운 생활 공간이자 휴식처로 모빌리티를 재정의한다. 탑승객은 트렁크에 있는 냉장고에서 와인을 꺼내 마신다. 조이스틱도 있어 차 안에서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스마트홈 전시존에서는 만능 가사 생활 도우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가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바퀴와 자율 주행 기술로 집안 곳곳을 자유롭게 이동한다. 집주인과 대화를 나누고 주인의 목소리로 기분을 알아챌 정도로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 주인이 집을 비울 때 집을 관리하는 것도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혁신 제품을 선보이는 LG Labs 존은 커피머신 '듀오보(DUOBO)'가 전시됐다. 듀오보는 맛과 향이 다른 두 가지의 캡슐을 한 번에 추출하는 커피머신이다. 우주선을 닮은 외관으로 눈길을 모았다.
가장 안쪽에 전시된 '본보야지(Bon voyage)' 두 번째 버전 앞에도 관람객들이 북적였다. 이 버전은 실내 주차가 가능한 크기이면서 자동차에 연결해 어디든 끌고 다니며 편안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