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투자' 美 상업용 빌딩 압류 위기…해외 부동산 투자 전략 비상

소시에테 제네랄, 클라크 스트리트 빌딩 압류 소송 제기
총 3200억원 대출금 미상환…우정사업본부, 1450억원 투자
해외 부동산 시장 2600억원 투자 계획 수정 불가피

 

[더구루=정등용 기자] 우정사업본부가 투자한 미국 상업용 빌딩이 압류 위기에 내몰렸다. 북미 지역 등 해외 선진국 부동산에 투자를 확대하려던 기존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미국 시카고 쿡 카운티 법원에 따르면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Societe Generale)은 우정사업본부가 투자한 클라크 스트리트 빌딩 소유주인 CBRE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를 상대로 2억3700만 달러(약 3200억원) 규모의 압류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 내용을 보면 CBRE는 지난 2013년 티시먼 스페이어(Tishman Speyer)로부터 3억3100만 달러(약 3700억원)에 클라크 스트리트 빌딩을 인수했다. 당시 우정사업본부는 1450억원을 출자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현대해상화재보험도 420억원을 투자했다.

 

클라크 스트리트 빌딩은 매입 당시 93%가 임대돼 있었다. 하지만 CBRE가 소시에테 제네랄로부터 2억3000만 달러(약 3100억원)의 모기지를 재융자 받으며 상황이 악화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 근무가 확대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영국 부동산 그룹 세빌스(Savills)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분기 시카고 오피스 공실률은 2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CBRE는 현재 소시에테 제네랄에 대한 대출금 상환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달 30일 기준 대출 원금 2억3000만 달러, 누적 이자 530만 달러(약 71억원), 연체 이자 120만 달러(약 16억원)가 미지급 됐으며 매일 7만1000달러(약 1억원)의 이자가 추가되고 있다.

 

클라크 스트리트 빌딩이 압류 위기에 처하면서 해외 부동산 시장 투자를 확대하려던 우정사업본부의 기존 전략에도 의문 부호가 잇따른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금융 시장 다음으로 높은 리스크를 보이고 있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오히려 이를 투자 기회로 보고 있던 상황이다.

 

실제로 우정사업본부는 내년 7월경 위탁운용사 2곳을 선정해서 해외 부동산에 2억 달러(약 2600억원)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운용수수료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하면 10% 초반의 수익률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의 기대와 달리 미국 현지에선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노동통계국 데이터를 인용해 “건설 부문 고용이 최근 몇 달에 걸쳐 감소하고 있다”며 “착공이 줄어들면서 건설 업계 해고도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클라크 스트리트 빌딩은 지난 1992년 완공됐으며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Accenture)가 입주해 유명세를 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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