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에코프로가 헝가리 공장을 '제2의 포항캠퍼스'로 키운다. 원재료부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조성해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수주를 따낸다.
27일 에코프로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헝가리 공장에 '클로즈드 루프 에코 시스템'을 도입한다.
이 시스템은 배터리 원재료를 회수해 양극재 생산에 재활용하는 '완결형 체제'를 뜻한다. 에코프로는 경북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에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완성했다. 에코프로CNG의 폐배터리(폐스크랩) 리사이클 공정부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전구체,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리튬전환,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이엠의 양극재 공장을 갖췄다. 이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원가 절감을 꾀했다.
에코프로는 포항에서의 성공 사례를 헝가리에 적용한다. 헝가리 공장은 데브레첸에 총 44만282㎡(약 13만3185평) 규모로 지어진다. 에코프로는 3827억원을 투자해 지난 4월 착공했다. 2024년 준공해 이듬해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연간 전기차 135만 대가량 생산할 수 있는 10만8000t 규모의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능력을 보유한다.
에코프로는 양극재에서 시작해 향후 수산화리튬과 전구체,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수직계열화를 강화해 삼성SDI와 SK온 등 국내 배터리사를 넘어 유럽 OEM을 공략한다.
헝가리는 동서 유럽을 잇는 교역로다. 유럽 국가 중 최저 수준의 법인세율을 자랑하며 자동차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했다. 폭스바겐과 BMW, 볼보, 아우디 등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 생산 공장이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투자를 진행 중인 만큼 에코프로는 유럽에서 수주 기회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2020년 헝가리 케치케메트 공장에 500억 포린트(약 182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생산에 나섰다. 에코프로가 진출한 데브레첸에는 BMW의 전기차 생산시설이 들어선다. BMW는 지난해 데브레첸 공장 투자액을 기존 계획보다 두 배 늘려 2억 유로(약 2840억원)로 확정했다. 2025년 말부터 차량 생산에 돌입해 연간 15만 대 생산능력을 갖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