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한아름 기자] 롯데그룹 최고 수뇌부가 베트남 하노이에 총출동한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베트남판 롯데타운 '롯데몰 하노이 웨스트레이크'(이하 롯데몰 하노이) 그랜드 오픈에 '힘 실어주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2일 롯데쇼핑이 베트남 사업의 전초기지로 준비한 롯데몰 하노이가 베일을 벗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22일 롯데몰 하노이 그랜드 오픈식에 참석한다.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김태홍 호텔롯데 대표, 최홍훈 롯데월드 대표 등 계열사 사장단도 오픈식에 참석한다.
신 회장에 이어 그룹 수뇌부의 참석은 그룹의 역점을 두고 추진한 해외 사업이란 점에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미래를 대비하자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특히 계열사 사장단까지 대동했다는 점에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측 보복으로 사실상 중국에서 철수한 뒤 해외 사업 중심을 베트남으로 옮기고 있다
롯데몰 하노이는 신 회장이 띄운 해외 사업 승부수로 평가 받는다. 신 회장은 해외 진출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해 왔다. 지난 18일 열린 하반기 사장단회의(VCM)에서도 "인구 감소로 국내 경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해외 사업은 이젠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국내 사업과 기존 사업뿐 아니라 해외 사업, 신사업에 대해 지속해서 고민해달라"고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신 상무,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오픈식에 참석하며 동남아 시장 공략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베트남 현지의 고위급 관계자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롯데몰 하노이는 쇼핑몰·마트·호텔·아쿠아리움·영화관까지 한꺼번에 들어선다. 신 회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한 해외 사업인 만큼 유통·관광·레저·건설 등 롯데 계열사 역량이 총동원됐다.
롯데몰 하노이는 하노이의 신도시 서호에 들어섰다. 전체 연면적은 약 35만4000㎡(약 10만7000평), 축구장 50개를 합친 크기다. 베트남 전체 쇼핑시설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자연 채광을 극대화하는 초대형 유리 천장과 옥상 야외 정원 등 다양한 시설을 마련했다"면서 "이동 동선을 확장해 쾌적한 쇼핑이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특히 업계에서는 롯데몰 하노이를 국내 유통 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여겨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과 △패션 △푸드 △문화생활 등 K-컬처를 전파하는 데 힘을 싣겠다고 재차 강조해 왔다.
실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LF패션 등이 롯데몰 하노이에 매장을 내기도 했다. 롯데몰 하노이가 이들 국내 유통기업을 지원 사격에 나서는 만큼 성장에 기대감이 실린다. <본보 2023년 8월 31일 'LG생건·아모레·LF' 롯데몰 하노이 입점…베트남 공략 확대 참고>
쇼핑몰 지하 1층에는 롯데마트가 들어선다. 식료품 비중을 90%까지 늘렸는데 떡볶이, 김밥, 양념치킨 등 한국 대표 먹거리를 들여와 눈길을 끈다. 롯데호텔이 세운 'L7 바이 롯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23층 타워 두 동이 결합된 형태로 호텔 264실과 레지던스 192실로 구성된다.
또 롯데월드는 해외에서 처음으로 아쿠아리움을 열었는데 3400여 t의 수조를 배치하면서 베트남 도심 아쿠아리움 가운데 최대 규모로 조성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향후 아쿠아리움은 물론 테마파크 또한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롯데컬처웍스는 9개관, 1007석 규모의 영화관을 개장한다.
한편 롯데그룹은 식품·외식부문을 시작으로 유통·서비스 부문까지 사업 확장에 집중해왔다. 현재 베트남에는 약 20개의 롯데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롯데GRS는 1998년 베트남 진출 이후 롯데리아 매장 270여개를 운영하며 베트남 1위 패스트푸드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어 △롯데마트(15개) △롯데백화점(2개) △호텔롯데(2개) △롯데면세점(4개) 등이 뿌리를 내리고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