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미국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로 평가 받는 데이비드 테퍼가 엔비디아 지분을 대폭 늘렸다.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미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결과다.
2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데이비드 테퍼가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헤지펀드 아팔루사 매니지먼트(Appaloosa Management)는 지난 2분기 엔비디아 지분 87만 주를 추가 매입했다.
아팔루사 매니지먼트는 지난 1분기 엔비디아 지분 15만 주를 4170만 달러(약 560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이번 추가 매입으로 엔비디아 지분은 약 580% 증가했으며 보유 주식은 102만 주, 4억5000만 달러(약 6000억원)로 늘어났다.
이 밖에 아팔루사 매니지먼트는 엔비디아 외에 AMD 230만 주, 애플 48만 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테퍼는 인공지능 기술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이번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너레이티브 AI 애플리케이션은 기술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맥킨지는 제너레이티브 AI가 글로벌 기업들의 수익을 연간 최대 4조4000억 달러(약 5900조원)까지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엔비디아 GPU(그래픽 처리 장치)의 경우 제너레이티브 AI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업계 표준으로 인정 받고 있다. 테슬라는 이미 엔비디아가 생산한 GPU 확보에 관심을 나타내는 등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모습이다.
엔비디아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일각에선 엔비디아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엔비디아는 칩에 대한 높은 수요로 인해 향후 상당한 매출 성장이 예상되지만, 현재 주가는 이미 내년 매출의 18배에 거래되고 있다.
밸류에이션 전문가인 아스와스 다모다란은 엔비디아 주식의 적정 가치를 현재 거래 가격보다 약 45% 낮은 주당 약 240달러로 평가했다.
한편, 데이비드 테퍼는 시장 위기를 이용해 능숙하게 수익을 올리는 고위험 고수익 투자의 달인으로 유명하다.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부유한 헤지펀드 매니저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