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車기업, 동남아 전기차 시장 점유율 75% 돌파

"올해 기점으로 '동남아=일본차' 등식 깨질 것"

 

[더구루=윤진웅 기자] 동남아 자동차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중국 브랜드들이 앞다퉈 동남아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활동을 펼치며 일본 브랜드 아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동남아=일본차' 등식이 깨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글로벌 시장분석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에 따르면 최근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 비중은 75%까지 확대됐다. 가파른 현지 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존재감을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중국의 아세안(ASEAN) 시장으로의 자동차 수출액은 58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48% 두 자릿수 증가한 수치이다. 동남아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점유율은 5년 전에는 1% 미만에서 최근 6%까지 상승했다.

 

특히 동남아 지역 주요 자동차 제조 허브인 태국의 경우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간 중국 자동차 6만9000대가 수출됐다. 이는 전년 대비 140% 증가한 수치로 이들 차량 중 전기차 비중은 90%(6만6000대) 이상을 차지했다. 그 결과 태국 베스트셀링전기차 '톱5' 중 4개 모델이 △창청차 오라굿캣 △MG EP △MG ZS EV △비야디(BYD) 아토3 등 중국 전기차로 채워졌다. 아토3의 경우 점유율은 37.5%에 달한다.

 

현지화 전략을 적극 추진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현지에서 생산기지를 구축하거나 합자 기업을 설립하여 원가를 낮추고 현지 시장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또한 도심형 소형 전기차부터 럭셔리 SUV까지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내세우며 현지의 다양한 소비자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

 

창청차의 경우 지난 2020년 6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태국 동부 도시인 라용에 위치한 공장을 태국의 생산 허브로 개조하고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현지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베트남 현지의 대리점과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정식 진출을 선언했다. 태국 공장을 통해 완성차를 베트남으로 수출하고, 2025년에는 전기차 조립공장을 설립하여 동남아 주변 국가까지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비야디는 태국에 전기차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4년부터 생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해당 공장 연간 생산량은 15만 대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배터리셀 기업인 중국 CATL(宁德时代)도 중국 브랜드들의 동남아 전기차 공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6월 태국의 아룬 플러스(Arun Plus)사와 차세대 배터리 셀투팩(CTP) 기술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태국을 동남아 지역의 배터리 생산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예정이다.


중국 브랜드의 동남아 시장 공략은 일본 브랜드들의 큰 위협이 되고 있다. 50여 년 전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일본 브랜드는 사실상 동남아 시장을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기차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경쟁력을 갖춘 차종을 내세운 중국 브랜드가 시장의 승자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Nomura Research Institute)는 향후 10년 동안 중국의 자동차 브랜드가 태국 소비자가 부담할 수 있는 전기차를 공급하면서 일본 자동차 기업으로부터 최소한 15%포인트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 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에서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약진하면서 일본 브랜드는 물론 다른 경쟁사들도 고삐를 죄고 있다"며 "혼다는 올해 태국에서 EV SUV를 양산할 계획이고, 토요타도 태국 본토에서의 EV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양산하는 전기차 아이오닉5의 생산량을 기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월 1000대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 수요 확보를 위해 힘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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