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하이텍 헝가리 공장 사고발생자 결국 사망…여론 악화

폐기물 분쇄기 폭발로 2명 사망·1명 부상
안전관리 소홀 지적…현행 최대 과태료 부과
형사 소송도…업무상 재해로 인한 사망 의심

[더구루=정예린 기자] 성일하이텍 헝가리 공장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잇단 사고에 인명 피해까지 이어지자 해외 거점기지의 근로 환경이 도마 위에 올랐다. 

 

31일 페스트 카운티에 따르면 지난 3월 시게트센트미클로시에 위치한 성일하이텍 헝가리 제1리사이클링파크에서 폐기물 분쇄기 폭발로 인해 근무하던 18명의 직원 중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성일하이텍은 작년 6월 공장에서 한 차례 화재가 발생해 분쇄기 사용을 멈췄었다. 올 3월 한국에서 파견 온 엔지니어들이 기계 결함을 수리한 뒤  장비를 재가동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사용을 중단했다. 

 

사고 당일 분쇄기를 청소하던 과정이 문제가 됐다. 작업자가 기존에 교육받은 기계 관리 방법을 준수하지 않은 것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국 조사 결과, 성일하이텍은 기계 흡입 호퍼의 덮개를 풀어 잔여물을 제거해야 한다고 교육했으나 근로자가 앵글 그라인더로 구멍을 뚫으면서 폭발이 발생했다. 

 

장비 폭발로 인해 근거리에 있던 근로자 3명이 부상을 당했다. 한 명은 심한 화상을 입어 같은 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당일 사망했다. 또 다른 근로자는 보름여 간 입원 치료 끝에 다음 달인 4월 사망했다. 나머지 한 명은 경미한 부상을 입어 정상 생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국은 성일하이텍이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해 이같은 사고가 일어났다고 봤다. △작업장 위험 평가에 기계 결함 수리 및 유지 관리 위험 분석 미포함 △기계에 우크라이나어 혹은 헝가리어로 된 유지 관리 및 오류 수리 규정·지침 미포함 △노동자들에 적절한 산업 안전 교육 미제공 등을 지적했다. 

 

성일하이텍은 이번 사고로 인해 1250만 포린트(약 455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다만 현행법에 따라 산업 보건·안전 결함시 책정할 수 있는 과태료는 최대 1000만 포린트(약 3640만원)이기 때문에 1000만 포린트로 하향 조정됐다. 

 

문제는 단순히 과태료 처분으로 끝나지 않는 데 있다. 페스트 카운티 경찰 형사부에 따르면 업무상 재해로 인한 사망이 의심돼 성일하이텍을 상대로 한 형사 소송이 별도 진행 중이다. 

 

성일하이텍은 앞서 현지 안정 규정 위반으로 수차례 벌금을 문 바 있다. 폭발 사고가 있었던 같은 달에도 임직원 정기 건강검진 결과 기준치 이상의 발암물질이 검출돼 근로자가 유해환경에 노출돼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850만 포린트의 벌금형을 받았었다. 이밖에 무허가 공장 운영, 폐기물 옥외 보관 등으로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본보 2023년 3월 10일 참고 성일하이텍 헝가리공장 근로환경 도마위…벌금 부과>

 

헝가리 공장은 성일하이텍의 유럽 전진기지다. 성일하이텍이 보유한 글로벌 생산시설 중 가장 큰 생산능력을 자랑한다. 연간 1만t 규모의 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는 제1리사이클링파크에 이어 5만t 규모 제2리사이클링파크까지 완공했다. 제3공장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관계 당국의 지시 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시정 명령 등을 따르는 등 후속 조치도 준수하고 있다"며 "유족과도 회사 내규에 따라 원만하게 합의해 적절히 보상하고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헝가리가 유럽 내 전기차 배터리 주요 생산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계속되는 안전 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CATL의 데브레첸시 생산시설 건설 현장에서 주요 철근 부품이 떨어져 근로자가 중상을 입었다. 척추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지만 일부 신체 마비 판정을 받고 재활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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