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미술 작품이 IPO(기업공개)를 진행한다. 기업이 아닌 예술품이 IPO를 하는 건 세계 최초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무역 기업 아르텍스(Artex)는 프란시스 베이컨의 걸작 중 하나인 ‘조지 다이어의 초상화를 위한 세 개의 습작(Three Studies for a Portrait of George Dyer)’에 대한 IPO를 진행한다.
아르텍스는 이번 IPO를 통해 해당 작품을 리히텐슈타인에 본사를 둔 특수 목적 미술 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지난 2017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5200만 달러(약 680억 원)에 판매됐으며, 상장 가치는 5500만 달러(약 725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 IPO는 일반 기업 IPO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르텍스는 그림 전체 B주의 70%에 해당하는 38만5000주를 주당 100달러에 브로커와 은행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제공한다. 주식 거래는 7월 말부터 가능하다.
실적에 따라 움직이는 기업 주가와 달리 그림 주가는 공개 매수의 가능성에 따라 변동한다. 예를 들어 해당 작품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투자자가 나타난다면 주가는 상승한다. 반면 미술 전문가가 작품의 위조 가능성을 제기한다면 주가는 급락한다.
아르텍스는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오는 2025년까지 총 10억 달러(약 1조3200억 원) 규모의 미술품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야시르 벤젤룬-투이미 아르텍스 최고경영자(CEO)는 “베이컨은 생전에 대중과 전문가의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품 가격은 일반인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우리는 그의 유산을 재조명할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의 작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