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중국 시장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년 현지 맞춤형 전략을 바꿔가며 끊임 없이 반등을 노린 데 따른 결과가 수치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올해 누적 판매량 기준 전년 대비 세 자릿수 수직 성장을 일궜다.
23일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들어 5월까지 5개월간 중국 시장에서 누적 13만8717대를 판매했다. 단일 브랜드 기준 현대차는 9만704대, 기아는 4만8013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만 따져보면 전년 대비 173.80% 늘어난 것이다.
현대차 실적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가 견인했다. 주류 소비세대로 성장한 'Z세대'들로부터 인기를 끈 결과다. 같은 기간 전년 대비 153.68% 급증한 4만148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약 2년 만에 1만 클럽에 재진입한 이후로 꾸준한 판매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어 투싼 L과 iX35가 2만2076대와 1만8670대 판매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특히 투싼 L의 경우 전년 대비 931.62% 급성장을 일궜다.
기아의 경우 중국 전략형 소형 세단 모델 페가스가 판매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총 1만7715대 판매를 기록했다. 포르테와 스포티지R은 각각 9174대와 5295대 판매되며 실적을 지원했다. KX1과 KX3는 각각 3319대와 3059대, 스포티지는 2919대 판매됐으며 이어 K3(2850대) K5(1360대), 셀토스(1358대), 카니발(473대) 순으로 판매량이 많았다.
매년 현지 맞춤형 전략을 바꿔가며 반등을 노린 데 따른 성과로 풀이된다. 세 자릿수 성장을 일궈낸 만큼 하반기 본격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신에너지차(ZEV)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활약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지난해 독일과 한국, 일본을 제치고 전 세계 2위의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한 국가"라며 "이번 성장세를 이어가기만 한다면 올해를 기점으로 장기간 하락세를 끊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지난 2016년 중국 시장에서 180만 대 판매로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약 30% 두 자릿수 급감한 34만3000여대를 기록, 7년 연속 하락세를 이었다. 현지 맞춤형 전략을 토대로 인기 모델 위주 판매 강화 전략을 펼쳤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편 지난해 중국 시장 규모는 2686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시장 규모와 비교해 2배를 웃도는 수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