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해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 신사업 분야 추진을 위한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약 3조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과 비교해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R&D 투자에 총 25억 달러(한화 약 3조3175억 원)을 투입했다. 이는 전체 매출액의 1.75%에 해당하는 수치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에선 일곱 번째로 높다. 브랜드 전동화 전략에 따른 전기차 개발과 더불어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한 신사업 분야에 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위 6개 주요 완성차 업체 매출 대비 R&D 평균 투자 비중이 4.09%라는 점에서 예산을 아꼈다는 평가다.
1위는 폭스바겐그룹이 차지했다. 전체 매출 대비 5.13% 비중에 달하는 158억 달러를 투자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98억 달러(6.25%)로 2위, 메르세데스-벤츠는 94억 달러(3.3%)로 3위에 올랐다. 이어 토요타와 스텔란티스가 각각 89.6억 달러(3.2%)와 57억 달러(2.90%)로 4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테슬라는 31억 달러(3.77%)로 6위를 기록했다.
올해 현대차·기아 R&D 투자 비용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으로 김용화 차량제어개발센터장 겸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부사장)을 선임하는 등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김 신임 본부장은 차량 제어개발 분야 전문가이다. 지난 2015년 현대차그룹에 입사했다. 연구개발본부에서 파워트레인(PT)제어개발실장, 차량제어개발센터장,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 등을 맡았다.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으로 있을 때는 전동화 전환 및 개발전략, 투자계획을 짰다. 현대차그룹 입사 전 포드에서는 기술전문가로 활동하며 독자 개발한 엔진제어 소프트웨어(SW)를 양산차에 적용해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은 바 있다.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도 신설했다. 외부 출신 인사가 영입될 예정으로 제품통합개발(TVD)본부와 '메타(META·모빌리티 에너지 전환 연구)', 차량 소프트웨어(SW), 상용LCM(생애주기관리) 등 3개 부문(담당급)을 총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