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베트남 시장에서 고속질주하고 있다.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성장세를 나타내더니 지난달엔 월간 판매 1위로 우뚝 섰다. 지난해 토요타에 뺏긴 왕좌를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베트남자동차제조업협회(VAM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베트남 시장에서 총 9573대를 판매했다. 단일 브랜드 기준 현대차는 전월(5467대) 대비 5.5% 증가한 5773대를 판매, 3개월 연속 성장세를 나타내며 1위에 올랐다. 기아는 3800대로 3위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경우, 엑센트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달 총 1355대가 판매됐다. 이어 크레타와 그랜드 i10이 각각 1035대와 664대를 기록, 실적을 뒷받침했다. 스타게이저는 641대, 싼타페와 투싼은 각각 514대와 307대 판매됐다. 이 중 스타게이저는 전월 대비 2.5배 이상 판매량이 늘어나 눈길을 끌었다. 상용차 판매도 급증했다. 전월 대비 41.1% 두 자릿수 상승한 1016대를 기록했다.
2위는 토요타가 차지했다. 3월 총 5656대를 판매했다. 3위 기아에 이어 포드가 3676대로 4위, 미쓰비시가 3656대로 5위에 이름을 올렸고 마쯔다와 혼다가 각각 2680대와 1489대로 6위와 7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현지 판매 호조세 유지를 토대로 올해 말 베트남 1위에 재도전한다는 각오다. 특히 지난해 토요타가 현지 딜러사들과 협력을 강화,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판매량을 크게 늘렸다는 점을 고려한 대응 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토요타에 밀려 4년 연속 베트남 왕좌 수성에 실패했다. 같은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연속 토요타에 월간 판매 1위 자리를 내준 데 따른 결과였다. 현대차는 8만1582대, 토요타는 약 1만대 많은 9만1115대 판매를 기록했다.
새로운 마케팅 전략과 채널 확보도 병행하고 있다. 현지 운전자를 대상으로 가격 부담을 덜어주는 할인 프로모션 등을 토대로 수요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지 업계는 3월을 시작으로 2분기 현지 판매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광 성수기가 본격화되면서 여행 수요 증가와 함께 현지 자동차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3월 베트남 자동차 시장 규모는 전월 대비 30% 증가한 3만38대로 집계됐다.
한편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동남아시아에서 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어 네 번째로 크다. 연간 평균 판매량은 30만여 대로 한국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빠르게 늘고 있어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