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LG전자가 인수한 미국 광고·콘텐츠 데이터 분석 업체 '알폰소' 이사회가 알폰소의 전직 주요 경영진들로부터 피소됐다. 이사회 부조리에 따른 경영 악화를 우려하는 등 내부 알력 다툼이 소송전으로 비화한 것으로 관측된다.
3일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Delaware Court of Chancery)에 따르면 알폰소 공동 창립자들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LG전자와 LG전자의 종속회사인 제니스 일렉트로닉스 , 알폰소 소속 임원과 이사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LG전자가 지난 2021년 인수한지 2년여 만이다.
원고 주체는 아샤이시 코르디아 전 최고경영자(CEO), 라구 코디지 전 최고제품책임자(CPO), 람프로스 칼람푸카스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알폰소 공동 설립자 3명이다. 이들은 현재 모두 퇴사했으나 여전히 지분을 가지고 있다.
원고는 주주로서 피고의 불공정한 이사회 이사 선출 과정으로 인해 회사 경영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델라웨어주 일반 기업법 225조에 따라 형평법원이 이사회를 재구성 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업법 225조는 형평법원에 기업의 이사 또는 임원의 선거·임명·해임·사임 유효성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원고 측은 "피고 측의 행동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로 알폰소를 위협하고 있다"며 "알폰소 소액 주주들은 이사회가 적법하게 구성됐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알폰소는 2012년 설립된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데이터 분석 전문 스타트업이다. 독자 개발 인공지능(AI) 영상분석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LG전자는 2021년 약 8000만 달러를 투자해 알폰소의 지분 60%를 확보했다. 오는 2026년까지 지분 100%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인수 직후 핵심 경영진에 변화를 주고 양사 간 조직 통합 작업을 가속화했다. 외부 인력도 영입하는 등 조직 쇄신에도 적극 나섰다.
알폰소 공동 창업자 3명 중 2명이 매각 후에도 회사에 남아 힘을 보태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내는듯 했으나 인수 2년차인 지난해 연말부터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 코르디아 전 CEO와 코디지 전 CPO가 알폰소를 떠난 것. 이들은 퇴사 3개월 만에 회사 이사회 운영과 경영 부조리에 대해 고발하며 과거 재직 당시 내부 갈등이 있었음을 짐작케 했다.
LG전자는 이사회가 델라웨어주 현지 법에 부합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진행중인 소송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