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빙그레가 대만에서 메로나 미투(me-too: 경쟁사의 주력 브랜드를 모방한 유사 상품) 상품이 출시되면서 골치를 앓고 있다. 제품명과 패키지 디자인 등이 비슷해 소비자들이 혼돈할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빙그레는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패밀리마트는 오는 4일 서주의 아이스크림 메론바를 단독 출시한다. 서주 메론바는 제품명은 물론 포장재 디자인도 빙그레가 지난 1992년 출시한 메로나와 매우 유사한 제품이다.
영문 제품명 역시 빙그레 메로나는 'Melon Flavored Ice Bar', 서주 메론바는 'Melon Ice Bar'로 흡사하다. 메론을 연상시키는 초록색을 패키지 디자인을 그대로 따라했다. 특히 패키지 가운데 부분에는 옅은 초록색, 패키지 양끝에는 짙은 초록색을 사용하고 포장재 왼쪽과 오른쪽에 메론 이미지를 새겨 넣은 점 등이 유사하다.
앞서 빙그레가 미투제품 메론바를 대상으로 제기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당한 바 있어 수출길이 열린 거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06년 서울중앙지법은 메론맛 아이스크림 포장재에 초록색을 쓰는 것은 일반적이며 메로나 포장이 특정 상품을 연상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메로나와 유사한 제품이 론칭됨에 따라 향후 매출 감소 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빙그레가 지난 2009년 대만에서 출시한 메로나는 지난 2020년 코스트코 타이완이 선정한 '반드시 맛봐야 할 제품 추천 목록 16선'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현지에서 인정받고 있는 제품이다. <본보 2020년 8월 5일 참고 빙그레 '메로나' 대만 홀리다…코스트코 추천 상품 선정>
빙그레는 대만에서 △메로나 메론 △메로나 바나나 △베로나 망고 △메로나 피나콜라다 등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 꼽히는 메로나 메론이 제일 인기다. 빙그레는 메로나의 쫀득한 식감이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분석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투제품이 출시돼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것은 좋으나 용기 및 포장디자인에 있어 최소한의 차별화를 두는 것이 상도덕에 맞는 것이 아니냐”며 “국내에서의 경쟁력도 좋지만 이젠 세계시장을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