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한아름 기자] SK그룹이 최대 주주로 있는 베트남 제약사 이멕스팜이 올해 사업 목표를 보수적으로 설정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1% 감소한 1조6200억동으로 잡았다. 세전이익 목표는 3050억동으로, 전년보다 1% 높게 잡았다. 약가 경쟁과 경기 침체에 따른 의료비 지출 감소 등 대외적 요건이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멕스팜 이사회는 올해 사업 계획에서 매출과 세전이익 목표를 각각 1조6200억동(약 871억5600만원), 3050억동(약 164억900만원)으로 설정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지난해 목표치와 비교했을 때 보수적으로 평가된다.
올해 베트남 제약산업 활동 동향이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SSI리서치는 베트남 제약 산업 성장세가 제한적일 것이란 우려를 내놨다. 경기 침체 여파로 의료비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게 SSI리서치 전망이다.
베트남 제약사 입장에선 수입 의약품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야 하는 점도 문제다. 베트남 공공병원에서 제품이 쓰이려면 글로벌 제약사보다 약가를 낮춰 입찰해야 하는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이멕스팜은 고수익 의약품 라인업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확대, 수익성을 제고하겠단 전략을 세웠다. 작년 이멕스팜의 실적도 상승 흐름을 타고 있어 올해 목표를 순탄히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멕스팜은 작년 4분기 역대 최고 세후 이익을 기록했다. 이 기간 매출이 5570억동(약 29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세후 이익은 19% 뛴 790억동(약 42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분기 기준으로 최대치다. 매출총이익률은 34.8%에서 43.4%로 상승했다.
연간으로 보면 이멕스팜은 세전이익은 3020억동(약 1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늘었다. 이로써 작년 이멕스팜이 제시한 이익(10%) 상승률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한편, 1977년 설립된 이멕스팜은 베트남 5위 제약사다. 경구용 항생제와 관절 질환 치료제 등을 생산하며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우수의약품제조관리(EU GMP) 기준 적합 심사를 통과한 베트남 10대 기업에 들었다. SK그룹은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멕스팜에 투자한 바 있다. SK그룹 계열사 SK인베스트먼트비나Ⅲ(SK Investment Vina Ⅲ)는 2020년 6월 지분 24.9%를 인수했다. 작년 말 47.67%까지 지분을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