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가 신사업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낙점했다. '오너 3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한화에너지 산하에 '한화데이터센터'를 출범하고 빅테크 공룡인 '아마존'과도 회동했다.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입지를 쌓은 한화에너지를 필두로 주요 계열사의 역량을 모아 '친환경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한다는 포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한화에너지 미국법인 '한화에너지USA 홀딩스' 산하 한화데이터센터를 통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업을 본격화한다. 최근 한화오션, 한화솔루션, 한화비전 등 11개 계열사 관계자들은 시애틀에 위치한 아마존 본사를 찾아 사업 브리핑을 하고 AI 데이터센터 분야 협력을 모색했다. 지난 9월에는 '데이터센터 월드 파워'의 패널 토론에 참여했고, '데이터클라우드 USA'에 부스를 열며 홍보 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로 최대 주주로 있는 회사로, 한화데이터센터 설립 역시 그룹의 신사업 구상과도 맞닿아있다. 그룹 차원에서 친환경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경영진 면면도 화려하다. 구글 출신인 브라이언 탐 데이터센터 담당 VP를 비롯해 데이터센터 엔지니어링과 에너지 등 관련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인물들로 꾸렸다. 전기 엔지니어링 담당자 채용도 진행 중이다.
한화데이터센터는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데이터센터 부지 선정부터 운영에 필요한 청정 전력 제공까지 전 과정에서 최적의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친환경 에너지와 인프라 등 각 부문에서 한화의 사업 역량을 결집한다.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권을 보유한 174파워글로벌 △텍사스에서 전력리테일 사업을 영위하는 체리엇(chariot)에너지 △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판매하는 큐셀 △국내 1위 산업용 압축기 제조사인 한화파워시스템 △최적의 IT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화시스템·한화비전 등 계열사들이 시너지를 창출해 미국 빅테크를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한화는 이미 국내에서 데이터센터 사업 경험이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2007년부터 꾸준히 데이터센터 건설 실적을 쌓아왔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누적 11개 데이터센터를 준공했다. 서버 10만 대 이상을 수용할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창원 IDC 클러스터' 사업에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단순 시공을 넘어 디벨로퍼로 성장했다.
태양광을 앞세워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도 협력했다. 한화는 작년 5월 미국 메타에 재생에너지 공급할 대규모 태양광 복합단지를 완공했다. 한화에너지는 텍사스주에 2GW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구축,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으로 200㎿ 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이를 빅테크 기업에 분양하는 사업을 구상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재생에너지 사업 기반을 토대로 데이터 인프라 분야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28.3%씩 성장해 약 605억 달러(약 88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된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용량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 집중돼 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며 미국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