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EV9이 호주 시장에 출격한다. 지난해 EV6 출시로 현지 운전자들에게 브랜드 전기차 디자인과 성능을 한차례 인정받은 만큼 그에 상응하는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호주판매법인은 올해 하반기 호주 시장에 EV9을 출시한다. 초도 물량은 400대로 정했다. 이는 데미안 메레디스(Damien Meredith) 기아 호주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직접 밝힌 내용이다.
특히 이번 출시 계획은 EV9 스파이샷 공개로 호주 운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현지 딜러사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당초 딜러사들은 북미 전략형 대형 SUV 모델 텔루라이드 공급을 바랐으나 글로벌 자동차 시장 변화 등을 고려해 EV9의 수요가 더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무엇보다 EV6가 현지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끄는 데 성공했다는 점을 높게 샀다.
현지 판매 가격은 미정이나 토요타 랜드크루저와 닛산 패트롤 등 동급 차종과 비슷한 9만6000호주 달러대 수준으로 형성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V9은 기아 전기차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모델이다. EV6에 이어 E-GMP를 기반으로 하는 두 번째 전기차다. 전장이 5m에 달하는 대형 SUV 차급으로 540㎞의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를 확보한다. 6분 충전으로 100㎞를 달릴 수 있고 정지 상태에서 100㎞/h를 5초대에 주파하는 우수한 가속 성능을 자랑한다.
기아 모델 최초 제어기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와 고객 필요에 따라 SW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FoD(Feature on Demand) 서비스가 제공된다. 고속도로 구간에서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3단계 수준 자율주행 기술 HDP(Highway Driving Pilot)를 포함해 고도화된 최신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 모드도 처음 탑재된다.
현재까지 공개된 스파이샷을 종합하면 평평하고 높은 보닛 라인을 적용해 각진 전면부를 완성했고 전면 유리 각도를 콘셉트카보다 높여 후면 유리까지 이어지는 루프라인을 크게 뺐다. 3열 탑승자를 위한 헤드룸을 남기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또 콘셉트카와 달리 사이드미러 위치에 있던 카메라를 제거했다.
기아 인기 모델들의 일부 디자인을 채택한 모습도 확인됐다. 전면 헤드램프는 텔루라이드, 후면 헤드램프는 EV6와 흡사하다.
기아는 EV9을 시작으로 브랜드 전동화 추진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오는 2027년까지 전기차 총 14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전기차 16만대를 시작으로 2026년 80만7000대, 2030년 120만대를 판매 목표로 잡았다.
한편 기아는 지난해 호주 시장에서 총 7만8330대를 판매, 점유율 7.2%로 일본 미쓰비시를 제치고 판매 '톱3'에 올랐다. 특히 호주 시장 진출 최초로 현대자동차 연간 판매량을 넘어섰다. 현대차는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브랜드 전용 전기차 모델 'EV6'가 지난해 11월 호주 유력 자동차 매체인 '카세일즈' 주관 '2022 카세일즈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현지에서 호평을 받으며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를 크게 상승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카세일즈는 호주의 자동차 리서치 업체이자 차량 거래 플랫폼으로, 매년 호주에 출시된 신차를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해 최종 올해의 차를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