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HSBC와 도이체방크가 영국 레그테크(RegTech, 규제와 기술의 합성어) 기업 타이나(TAINA Technology)에 투자했다. 금융 규제가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레그테크 산업의 투자 가치가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타이나는 20일 HSBC와 도이체방크가 참여한 자금 조달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감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금 조달 라운드에는 식스 핀테크 벤처스와 앤더미스가 참여했다. 구체적인 자금 조달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HSBC와 도이체방크가 타이나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레그테크 산업의 높은 성장 가능성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레그테크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AI(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각종 첨단 기술을 활용해 규제를 관리하는 기능을 한다.
투자자문사 핀테크 글로벌에 따르면 레그테크에 대한 전 세계 투자 규모는 작년 2분기 기준 49억 달러(약 6조3600억 원)로 전년 동기 15억 달러(약 1조9524억 원) 대비 3배 넘게 급증했다.
타이나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규제 준수 지원 플랫폼인 FATCA와 CSR 검증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금융기관은 타이나 플랫폼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위험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규제 준수 부담을 덜 수 있다.
HSBC는 “타이나 플랫폼의 디지털 디자인은 금융기관의 규제 준수 프로세스를 원활하게 만들어준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타이나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오는 2023년 금융기관에 더 많은 최첨단 규제 준수 지원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재 고객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규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마리아 스콧 타이나 최고경영자(CEO)는 “규제와 지역, 시장 부문의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업계 최고의 플랫폼으로 도약하길 희망한다”면서 “기존 플랫폼에 대한 업그레이드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에 따르면 전세계 레그테크 기업 수는 올해 기준 462개사에 달한다. 레그테크 이용 기업도 늘어나고 있는데 작년 10월 금융정보업체 IHS 마킷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기관 86%는 레그테크 기업 제품을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