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첫 행보로 광주광역시 협력사를 찾았다. 협력사와 함께 성장하는 '미래 동행' 철학의 실현을 예고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이 28일 광주광역시에 있는 협력사 '디케이'를 방문했다. 디케이의 생산 현장을 둘러보면서 "협력사가 잘 돼야 우리 회사도 잘 된다"고 말했다.
디케이는 1994년부터 삼성전자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등에 철판 가공품을 공급하는 회사다. 삼성과 첫 거래를 했을 당시 매출이 7억5000만원, 직원이 10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기준 2152억원, 773명으로 각각 287배, 77배 성장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취임 후 첫 행보로 지역의 협력사를 찾은 건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동행 철학을 삼성 경영의 중요한 축으로 삼고 삼성 곳곳에 상생 문화를 심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에도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메시지를 내놨었다. 회장 취임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도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며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고 밝혔었다.
삼성은 1차 협력사만 700여 곳에 이른다. 협력회사 직원은 37만명, 거래 규모는 연간 31조원이다.
삼성은 방대한 협력사들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05년 국내 기업 최초로 협력회사 거래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수천억원 규모의 협력회사 전용 상생펀드를 조성했다. 반도체 협력사의 안전사고 예방과 품질 향상 등을 위해 2010년부터 5500억 원이 넘는 인센티브도 지급하고 있다.
기술 지원 측면에서 삼성전자는 보유 특허를 미거래 중소기업까지 개방했다. 올해 9월까지 1900여 건을 무상 양도하는 성과를 냈다. 2013년부터는 중기부와 '공동 투자형 기술 개발사업'에 기금을 출연해 약 200억원을 지원하고 올해도 신규 펀드 300억원을 추가 조성했다.
아울러 2013년 상생협력 아카데미를 설립해 인재 채용을 돕고 있다. 삼성 임직원 교육 과정에 준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해 임직원 16만명의 교육을 실시했다. 상생협력 아카데미를 통해 생산성 저하와 불량 등 협력사들의 문제를 발굴·해결을 돕고 2015년부터 삼성의 제조 혁신 기술을 제공하는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막대한 지원을 토대로 매출 1조원이 넘는 협력사 16곳을 키워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