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65만9200달러(약 8억6100만원). 부동산 가격이 아니다. 러시아와 동유럽 등지에서 즐겨 마시는 증류주 보드카 한 병의 가격이다. 아직 놀라긴 이르다. 홍콩 주류업체에서 출시한 보드카 한 병을 구입하려면 웬만한 강남 아파트 한 채를 팔아도 돈이 모자르다.
14일 미국 언론 리스트23(List23)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팔리는 보드카 가운데 가장 비싼 제품은 홍콩에 기반을 둔 업체 로얄 드래곤 보드카(Royal Dragon Vodka)에서 나온 550만달러(약 71억6000만원)짜리 '더 아이 오브 더 드래곤 보드카(The Eye of the Dragon Vodka)'다.
천문학적인 가격은 보드카가 아니라 보드카가 담겨있는 병 장식 때문이다. 병목부터 시장해 술병의 상단을 장식하고 있는 용 모양의 장식물을 50캐럿짜리 노란색 다이아몬드로 꾸몄다. 장식에 사용된 다이아몬드 각각은 미국보석학회(GIA)의 인증을 받았다.
영국 케이버스웰 성(Caverswall Castle)에서 나오는 우물물을 이용해 만들어지는 빌리어네어 보드카(Billoinaire Vodka) 가격도 만만치 않다. 한 병에 370만달러(약 48억1700만원)를 호가한다. 삼중 증류를 거친 보드카는 우선 얼음을 거치며 여과된다. 이후 북유럽 자작나무로 만든 숯과 분쇄된 다이아몬드와 보석으로 만든 모래를 통과하며 추가 여과 과정을 거친다. 구매 시 24시간 빌리어네어 카드 컨시어지 서비스가 제공된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비싼 보드카로는 130만달러(약 16억9200만원)짜리 루쏘-발티크 보드카 뉴(RUSSO-BALTIQUE VODKA NEW)가 꼽혔다. 미국 인기 드라마 시리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 시즌 3에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나온 바로 그 보드카다. 4위에는 74만달러(약 9억6340만원)에 판매되는 루쏘-발티크 보드카(RUSSO-BALTIQUE VODKA)가 이름을 올렸다.
디바 프리미엄 보드카(Diva Premium Vodka)가 5위를 차지했다. 한 병에 65만9200달러(약 8억5820만원)에 팔린다. 스코틀랜드 보드카 업체 디바 보드카는 프리미엄 크리스탈 브랜드 스와로브스키(Swarovski)와 손잡고 보드카 병을 고급스럽게 장식했다. 디바는 일곱번의 여과 과정을 거쳐 보드카를 생산해 부드럽고 순수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전했다.
리스트23은 "보드카에는 물과 알콜이라는 두 가지 성분만 들어있기 때문에 이둘의 혼합물이 어째서 이렇게 비싼지 이해하는 일은 복잡하다"면서 "보드카를 컬트 음료로 만드는 여러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시장에는 다양한 가격에 고급 보드카가 수없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