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리릭EV와 허머EV 등 전기차 모델을 앞세워 유럽 시장에 재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얼티엄 배터리와 전기차 플랫폼 개발 성공에 따른 자신감을 원천 삼아 과거 판매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게획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GM은 산하 브랜드 캐딜락과 GMC를 통해 유럽 시장에 재진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일단 캐딜락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리릭EV'을 출시해 시장 반응을 살핀 뒤 흥행 여부에 따라 GMC 전기 픽업트럭 모델 '허머EV'를 내놓겠다는 것.
GM의 유럽 재진출은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앞서 메리 바라(Mary Barra) GM CEO는 지난달 현지 매체 등을 통해 "5년 전 유럽에서 철수한 이후 전기차 등 개발에 힘을 쏟으며 성장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며 "유럽 재진입을 고려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었다. 다만 구체적인 유럽 재진출 계획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GM은 자율주행 부서인 ‘크루즈(Cruise)’를 통해 유럽 모빌리티 시장 공략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 모빌리티 총괄로 임명된 마흐무드 사마라(Mahmoud Samara)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GM이 유럽 시장에 재진출 하는 것은 철수 5년 만이다. 얼티엄 배터리와 전기차 플랫폼 개발이 성공하며 환경 규제에 엄격한 유럽 국가에서 친환경차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GM은 지난 2017년 판매 부진을 이유로 오펠(Opel)과 복스홀(Vauxhall)을 22억달러(한화 약 2조8100억원)에 PSA그룹(현 스텔란티스)에 매각한 뒤 유럽 시장 철수를 결정했었다.
특히 공식 철수 이후에도 캐딜락 차량 일부와 콜벳 등의 판매를 유지하며 현지 판매 채널을 남겨뒀다는 점에서 재진출 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다는 평가다. 캐딜락의 경우 기존 판매 채널을 통해 전기차를 곧바로 판매할 수 있는 만큼 ‘사전 작업’의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GM은 오는 2035년까지 전기차 전환 작업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