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LG화학 양극재 공장 투자가 캐나다 온타리오주 지방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 유치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후보간 비방전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진보보수당, 자유당, 신민당 등 각 정당 총리 후보들이 내달 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윈저시를 방문해 유세를 펼쳤다. LG화학 투자 유치를 위한 전력 인프라 지원 정책을 약속하는 한편 전력량 관리에 실패한 현 정권을 비판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 겸 진보보수당 당대표는 기존 지원 정책을 강조, LG화학의 투자를 확보할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10억 달러 이상을 쏟아 이미 확정된 3개의 송전 라인에 2개를 추가해 총 5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가속화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포드 총리는 "앞으로 (선거일까지) 남은 2주 동안 더 많은 소식을 듣게 될 것"이라며 "LG화학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븐 델 두카 자유당 당대표는 전력 인프라 관련 포드 정부의 무능함을 지적했다. 지난 2018년 수백 개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었으나 대부분을 취소, 전력이 부족해 대규모 투자를 놓칠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두카 당대표는 "포드 정부가 취소한 녹색 에너지 프로젝트중 3분의 1이 윈저시가 위치한 온타리오주 남서부에서 이뤄질 예정이었다"며 "우리는 전력 기반 시설을 구축하는 것 외에도 주의 전체 전력 용량을 조사해 가장 빠르게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안드레아 호와스 신민당 당대표는 "포드 정부는 LG화학 공장 같은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신민당은 온타리오주에 강력한 전기차 시장과 제조능력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기 인프라 가동과 운영에 있어서 (다른 정당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 당 후보들이 앞다퉈 LG화학 양극재 공장 유치에 적극 나서는 것은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해서다. 대규모 투자 유치는 신규 일자리 창출, 지역 사회 경제 활성화 등과 직결되는 만큼 표심을 좌우하는 주요 지표다. LG화학과 윈저시 간 협상이 결렬될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이 나오자 동요하는 주민들을 안심시키고 민심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25억 달러를 들여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윈저시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는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는 50억 달러(약 4조8000억원)을 쏟아 45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세운다. 오는 2024년 상반기 양산이 목표다.
이달 초께 LG화학은 현지 이해관계자들과 만나 인력 채용 등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LG화학 측에서 방문 일정을 취소하며 투자 협상이 결렬될 위기에 놓였다. 윈저시가 공장을 가동하는 데 핵심 요소인 충분한 전력 공급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온타리오주 정부는 새로운 송전 라인 건설 계획 등을 발표했으나 완공 일정이 늦고 전력량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