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 美 맥도날드에 주주서한…"동물복지 약속 어겨"

칼 아이칸 "임신상자 퇴출 약속 제대로 지키지 않아"
맥도날드 "비용 부담 탓 실현 불가능"

 

[더구루=김형수 기자] 미국 월 스트리트에서 활동하는 행동주의 투자자로 '기업 사냥꾼'으로 널리 알려진 칼 아이칸(Carl Icahn)이 맥도날드에 주주서한을 보냈다. 맥도날드가 동물 복지를 제대로 실현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칼 아이칸은 미국산 돼지고기의 대부분이 임신 상자에 갇히지 않은 암퇘지에서 나온 것이라는 맥도날드의 주장은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날조'라고 주장했다. 임신 상자는 임신한 암퇘지를 가둬두는 좁은 우리다. 여기 들어가면 암퇘지의 움직임은 상당히 제한된다. 임신 상자 사용이 돼지에게 고통을 안기는, 동물복지 가치에 반하는 행위로 꼽힌다.

 

칼 아이칸과 그가 이사로 지명한 두 사람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맥도날드는 약속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서 암퇘지가 임신 상자에 갇혀있는 시간을 줄이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언어를 사용했을 뿐'이라고 했다. 

 

공급망에서 임신 상자를 퇴출시키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맥도날드가 기업 지배구조 및 ESG에 대한 신뢰성을 훼손했다는 것이 칼 아이칸의 주장이다. 맥도날드가 10년 전 2022년까지 임신 상자를 사용하지 않는 공급업체를 통해 돼지고기를 조달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현실에서는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맥도날드가 산업 전반에 걸친 코로나19 팬데믹과 치명적 돼지 열병 등의 영향으로 목표 달성이 어려웠다고 주장하는 것은 궁색한 변명이라고 꼬집었다. 임원진들이 받는 높은 급여를 감안하면 맥도날드는 목표를 달성할 여력을 지니고 있으며, 맥도날드 이사와 임원들에게 지급되는 급여와 관련해서는 비슷한 과실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어 칼 아이칸은 서한을 통해 내년 말까지 공급망 전반에 걸쳐 임신 상자를 퇴출시킨다는 약속을 포함하는 명확한 요구를 제시했다. ESG 경영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맥도날드 주식을 보유한 주주로서 맥도날드가 ESG를 실천할 수 있도록 행동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맥도날드는 칼 아이칸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칼 아이칸이 요구하는 것은 완전히 실현 불가능하다. 칼 아이칸이 제시한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시스템을 전환하려면 상당한 비용 증가가 있을 것이며 맥도날드, 공급망, 소비자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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