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중공업 中 사업장 손 뗀다…근로자 반발

닝보조선소 연말 철수…설비노후화로 효율적인 운영 위해 검토
직원 보상 계획 이달 말 발표…직원 특별채용박람회 계획도

 

[더구루=길소연 기자] 삼성중공업 중국사업장인 닝보조선소가 생산을 중단한다. 사실상 사업장 철수인 셈이다. 설비 노후화가 가동 중단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근로자 수천명은 조선소 폐쇄에 항의하며 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닝보조선소가 올해 말 공식적으로 생산을 중단한다. 직원들에 대한 경제적 보상 계획은 본사 승인을 거쳐 이달 말 공식 발표된다. 조선소 폐쇄에 앞서 현지 직영직원 대상으로 정부 부처와 접촉, 특별 채용박람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이 닝보조선소 폐쇄를 검토한 건 설비 노후화에 따른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닝보조선소 철수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신규 선박 발주가 늘지 않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공장을 가동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중공업은 매각설을 부인했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 닝보조선소가 신조 건조를 재기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불가항력에 따라 조선소 운영이 힘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당국은 철수에 대해 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별로 없다는 반응이지만, 현지에서 일하는 근로자들과 주변상인들에게는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선소 폐쇄 소식이 알려지자 근로자들은 고용 보장과 경제적 배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거리시위도 진행했다. 낮에는 공장에서 고용 보장과 공장 철수 반대 구호를 외치고 밤에는 잔디밭에서 잠을 자면서 시위와 파업을 이어왔다. 현재 닝보조선소에는 4500명의 직원이 있다. 

 

직원들은 "지난 7월 폐업 사실을 알았지만 회사에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가족부양을 위해서라도 취업을 원한다"는 등의 현수막을 조선소에 내걸고, 사측의 해명과 보상을 촉구했다. 

 

닝보조선소는 지난해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 계열 장난(江南)조선소부터 첫 선박 블록(조선기자재) 수주에 성공하며, 부활 재개 조짐을 보였다. 당시 1만5000TEU 컨테이너선의 선박 블록 제작공급 일감을 확보했다. <본보 2020년 8월 31일 참고 삼성重, 중국서 건조사업 접고 첫 선박블록 수주계약 성공> 
 

1995년 선박 블록공장으로 설립된 닝보조선소는 지난 2012년 말부터 중형 선박을 주문받아 건조 작업을 벌여왔다. 삼성중공업 국내 거제조선소 부지가 포화 상태인 데다 중국 현지의 인건비가 국내보다 저렴하다는 이유에서 중국 현지에 블록공장을 설립해 운영해왔다. 

 

그러나 신조선 건조에 있어 운영 효율성이 떨어져 거제조선소에서 신조선을 건조하고, 닝보조선소는 다시 블록공장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기로 했다. 실제로 지난해 주문서상 마지막 남은 중형조선소 1척을 머스크 탱커에 인도한 뒤 더는 신조선 건조 작업을 하지 않았다. <본보 2019년 8월 21일 참고 삼성重, 중국서 선박 건조 중단…"거제조선소 효율성 극대화">

 

이와 관련,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닝보조선소 철수는 현재 검토 중"이라면서도 "철수 배경은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