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앨라배마 생산라인 재정비…전기차 '플랜B' 가동

미국 정부 보조금 불투명
전기차 공장 증설 '시기상조'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생산기지 전기차 생산을 위한 생산라인 재정비 작업에 나섰다. 당초 앨라배마공장 내 전기차 공장 증설을 계획했으나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플랜B'를 가동한다는 것.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앨라배마공장(HMMA)은 최근 전기차 전환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당초 전기차 공장 증설을 모색했으나 기존 공장의 생산라인을 재정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미국 상원의 1100조원 규모 인프라 투자 예산안에서 전기차 직접 보조금 1000억 달러(약 113조원)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전기차 직접 보조금을 제외하면 수출과 현지 생산의 가격 차이가 없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뉴딜'과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에 따라 오는 2025년까지 5년간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과 생산 설비 확충 등을 위해 74억 달러(약 8조1417억원)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전기차 현지 생산이 판매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었다.

 

현대차는 이번 라인업 재정비를 통해 HMMA를 점진적으로 EV공장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E-GMP 기반 전기차 '아이오닉 5'를 비롯한 전기차 생산을 위한 준비도 병행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현대차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5월 기준 4%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현지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도 풀이된다. 다만 전기차 공장 증설은 추후 보조금 정책에 따라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내년 앨라배마 생산 물량을 모두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보조금 미포함 사실이 전해지면서 혼란스러운 분위기"며 "앨라배마에 생산 기지를 둔 현대차와 혼다 역시 당장 생산을 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공장 증설보단 기존 공장 라인업을 재정비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호재도 따른다. 미국 재생 에너지 전문기업 웨스트워터 리소스(Westwater Resources)가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앨라배마주에 최초 첨단 흑연 가공 공장 건설에 나섰다. 흑연이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의 원료라는 점에서 HMMA의 전기차 생산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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