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텔레콤, 유럽서 로밍서비스 '이중과세' 소송 기각 위기

유럽사법재판소 "EU서 서비스 이용하면 과세 대상"
현지 이통사, 네트워크 사용 대가로 "요금+부가가치세 내라"
SK텔레콤, 규정 따라 부가가치세 환급 요청했지만…당국 '거부'

 

[더구루=정예린 기자] SK텔레콤이 오스트리아에서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통신 사업자에게 매겨지는 부가가치세(VAT)가 이중과세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유럽사법재판소(CJEU)가 SK텔레콤 측이 부가가치세를 내는 것이 맞다는 법리 해석을 내놓으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CJEU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외국인이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때 현지 이동통신사의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유럽연합(EU) 내에서 서비스를 사용한다면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라고 판결했다. 향후 최종심에 CJEU의 해석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CJEU는 유럽연합의 VAT 지침 59a조를 근거로 들었다. 59a조에 따르면 서비스가 제공되는 장소의 '유효 사용'이 발생하는 유럽연합 국가 내에서 이용할 때 과세된다.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으면 로밍 서비스는 유럽에서 과세되지 않으므로 비과세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오스트리아 대법원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SK텔레콤과 오스트리아 당국 간 분쟁은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K텔레콤은 오스트리아를 여행하면서 로밍 서비스를 신청한 고객들에게 한국 부가가치세 10%를 적용하고 현지 이동통신사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오스트리아 이동통신사는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쓰는 대가로 SK텔레콤에 사용자 요금과 함께 오스트리아 부가가치세 지불을 요구했다. SK텔레콤은 현지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내는 세금과 별도로 현지 이동통신사가 내건 조건에 따라 별도의 부가가치세까지 이중으로 세금을 낸 것이다. 

 

SK텔레콤은 '외국 기업가에게 공제 가능한 부가가치세를 환불하기 위한 규정'에 따라 앞서 지불한 부가가치세에 대해 환급을 신청했다. 오스트리아 세무 당국은 59a조 규정을 들어 로밍 서비스가 한국이 아닌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과세 대상이라고 주장하며 요청을 거부했고 이는 소송으로 이어졌다. SK텔레콤은 현지 조세 환급 업무 전문 법인 브이에이티잇(VATIT)에 환급 신청은 물론 소송까지 일임했다. 

 

당초 오스트리아 연방 재정 법원은 SK텔레콤 측의 손을 들어 환급을 해줘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세무 당국이 이에 항소했고 오스트리아 대법원은 지난 2018년 연방 재정 법원의 판결을 보류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결국 소비자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 보고 있다.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현지 규정을 지키기 위해 추가적인 세금을 내야하고, 증가하는 운영 비용을 소비자에 전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CJEU가 오스트리아 측의 입장을 옹호하면서 향후 CJEU의 해석을 따르는 유럽 국가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다만 실제 통신사들이 소비자에 비용을 떠넘기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CJEU의 이번 판결이 각국 통신사들의 정책 기조 등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고객에게 돈을 더 지불하라는 식의 운영 방식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소송 당사자인 SK텔레콤의 경우도 이미 낸 부가가치세의 환급을 요청하는 것이어서 최종 패소한다고 해도 회사의 재무 상태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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